배움은 위대한 시작의 출발점!

2019.07.29 10:25:49

구운동 마을공동체 회원, 안산 일동에서 ‘한 수’ 배우다

배운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이다. 그러니까 배우는 사람은 겸손하다. 배운다는 것은 자신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배우는 사람은 의욕이 있는 사람이다. 배운다는 것은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것이다. 앞서 실천한 사람으로부터 경험과 지혜를 배우려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즐거움이다.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면서 삶의 기쁨을 느낀다.

 

아니,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뜬금없이 배움을 이야기하는가? 지난 25일 10시 구운동 행정복지센터에 사람들이 모인다.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구운동 마을만들기협의회원, 해와 달 행복을 짓는 사람들, 통장협의회원, 새마을부녀회원이다. 모두 13명. 이들은 구운동을 ‘더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앞서가는 마을을 견학하기 위해 모인 것. 모임 소속은 다르지만 목표는 한 가지다.

 

목적지는 대절버스로 15분 거리에 있는 안산시 상록구 일동(一洞). 도착한 곳은 마을 플랫폼 우리동네연구소 협동조합 퍼즐. 이진경 연구소 소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마을 소개 강사는 일동 주민자치위원회 이혜정 간사. 스크린 화면에 강의 주제가 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자연과 더불어 행복한 일동’이다. 이것이 바로 마을의 비전이다. 이 마을은 2017년 전국주민자치 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오늘 우리가 온 것은 ‘한 수’ 배우러 온 것이다. 얼마나 주민자치를 잘 했기에 전국에서 대상까지 받았을까? 우리 구운동도 일동을 본받아 주민자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마을은 인구 27,108 명, 세대수 11,654이다. 2011년부터 주민모임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2016년부터 주민주도로 마을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후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주민자치위원회와 일등동네 주민협의회가 마을사업을 추진하였다.

 

어떻게 하면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 수 있을까? 이 마을은 사람찾기, 마을알기, 마을계획 수립, 마을총회 단계를 거쳤다. 사람찾기에서는 주민간담회를 갖고 마을박람회, 마을계획실천단 121명을 구성하였다. 마을알기에서는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3,155명의 주민설문조사를 했다. 마을 계획수립에서는 워크숍을 22회 갖고 주민 300인 원탁회의를 가져 4개 분과 35개 의제를 도출했다. 마을총회에서는 주민 3,000명과 함께 마을비전을 선포했다.

 

이 마을에는 다른 마을에는 없는 ‘일등동네 주민협의회’가 눈에 띈다. 총 17명으로 구성되었는데 주민자치위원회 5명, 직능단체 6명, 주민모임 6명이다. 이 협의회에선 주민주도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마을공간 조성, 문화예술 등 마을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증대사업과 마을만들기 사업을 벌인다. 행정기관, 주민모임, 직능단체, 중간지원조직, 지역자원이 협력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12시 15분. 마을 둘러보기.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일동행정복지센터. 2층에 올라가 숲마루 강의장을 들어가니 사람이 꽉 찼다. 점심시간인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40여명의 주민이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곡 눈(김효근 시/곡), 동요 섬마을(계훈복 시/곡)이다. 개인 악보를 보니 두툼하다. 지도하는 분은 지난 번 구운동 마을만들기 특강에 오신 오병철 이사장이다. 살아 움직이는 현장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점심 후에는 파출소 중에서 가장 예쁜 일동파출소를 찾았다. 울타리가 없고 꽃밭 정원이다. 휴식 벤치도 있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누구나 이곳을 편히 찾을 수 있다. 파출소는 멀리 하고 싶은 곳이라는 통념을 깬다. 안산시 경찰관 80%가 여기 근무를 선호한다고 한다. 살기 좋은 마을이니 사건이나 사고가 적다. 주민과 경찰관이 하나가 된다. 마침 파출소장이 나와 카메라 셔터를 눌러 준다.

 

호동초등학교 도로변을 살펴보았다.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한 노란풍선 캠페인을 벌여 이중주차를 막고 ‘얘들아 걸어서 학교가자’ 캠페인이 진행된 곳이다. 가로수 밑부분을 보니 작은 정원이다. 43개 변호를 붙였다. 도로 상점에는 작은 정원이 있다. 아이들이 동네 정원길을 따라 등하교를 하게 만들었다. 3개의 거점 정원이 있고 70개의 골목정원이 있다.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정원도 보았다. 동네 사랑방 ‘카페 마실’에서 차 한 잔을 하며 마무리 시간을 가졌다. 수원의 경우 주민자치 조례가 만들어져 있고 8개 동에서 주민자치회가 시범운영된다. 주민 참여와 협치가 기반이 되어야 주민자치가 실현된다. 진정한 주민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마을에서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다. 마을에서 바른 선택을 하고 이웃과 협동하고 마을에서 모두가 행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뜻 깊은 행사. 구운동 마을마당과 해와 달 행복을 짓는 사람들 마을공동체가 주최하고 마을만들기협의회(회장 이경균)가 주관했다. 구운동 행정복지센터와 수원시지속가능재단이 후원했다. 이번 일동 선진지 견학을 계기로 구운동 주민자치와 마을만들기가 한 단계 성숙하기를 기대해 본다. 배움은 위대한 시작의 출발점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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