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복지법
일률적 10년 교직 퇴출 규정 폐지
종전 규정의 판결 불복 절차 생겨
판결 시 취업제한 여부‧기간 선고
- 교원지위법
교권침해 시 관할청 고발 의무화
특별교육 미이수 학부모에 과태료
가해 학생 학급교체 및 전학조치
- 학교폭력예방법
학폭위 교육지원청으로 상향 이관
경미한 사안 학교장이 자체 종결
가‧피해 재심기구 행정심판 일원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아동복지법=5만원 벌금형만 받아도 ‘무조건’ 10년 간 학교를 떠나게 하는 독소조항을 개정한 것이 핵심이다. 종전에는 아동학대 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으면 일률적으로 10년 간 취업이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형의 경중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법 개정 이전에 취업제한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이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도 생겼다. 주요 내용은 취업제한 명령 선고, 취업제한 제외 요건 명시, 취업제한 기간 상한선 신설 등이다.
그동안 현장 교원들은 이 조항 때문에 학생지도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해왔다. 실제로 줄을 잘 맞추지 못한 학생의 소매를 잡아끌고 꾸짖은 것이 학대로 인정돼 5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교사는 학교를 떠나야 했다. 또 문제행동을 한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대들고 나가려는 학생의 팔을 잡아끌다가 학생이 넘어진 것이 아동학대로 인정돼 교단을 떠난 교사도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이 모호한 정서적 학대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되면서 학생지도 차원의 훈육조차 학대로 몰려 고소가 진행되는 일이 증가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원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 아동관련 기관에 취업 또는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명령을 사건 판결과 동시에 선고해야 한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그밖에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제외된다. 또 취업제한 기간은 10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법 개정 이전에 취업제한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구제하고 이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도 생겼다. 3년 초과의 징역 또는 금고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경우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유예‧면제된 날로부터 5년, 3년 이하를 받은 사람은 3년,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1년으로 구분해 제한 기간을 받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저히 부당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취업제한기간의 변경 또는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교원지위법=‘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학부모 등의 폭언·폭력 등 교권침해에 대해 교육감의 고발 조치와 관할청의 법률지원단 구성·운영 등을 의무화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교육감 고발조치 의무 부과 △특별교육 미이수 학부모에 과태료 부과 △‘법률지원단’ 구성․운영 의무화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징계 조치 세분화(학급교체, 전학 추가) 등이다.
기존 교권보호법은 교권침해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규정이 미흡해 교권침해 예방과 교권보호에 한계가 있었다. 허술한 법 조항으로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2007년 204건에서 2017년 508건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수업 중 교실에 무단 난입한 전임교 학부모에게 학생 면전에서 폭행을 당한 전북 고창 여교사, 학교에 불만을 품고 100건 이상의 민원과 진정 남발로 학교를 초토화시킨 제주 모 초교 학부모 사건 등이 대표적인 교권침해 현장 사례다.
교권침해 학부모가 특별교육·심리치료를 이수하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며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징계 규정을 보완·세분화해 기존 정학과 퇴학 조치 사이에 학급교체, 전학 등을 추가했다. 이밖에 피해교원의 특별휴가 부여,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등이 신설됐다.
특히 교권침해에 대해 교육감이 직접 형사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법률지원단 구성과 지원으로 실질적인 교권보호와 교권강화가 실현될 전망이다. 피해교원이 직접 학부모와의 갈등‧소송 등에 휘말려 정신적‧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예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밖에도 △전학조치 전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제공 의무화 △징계조치 전 가해학생․보호자의 의견진술권 및 재심청구권 부여 △보호조치 비용 가해학생 학부모가 부담, 관할청 부담 후 구상권 청구 가능 등이 포함됐다.
■학교폭력예방법=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종결하는 ‘학교 자체 해결제’ 도입이 골자다. 2주 미만의 신체‧정신상의 피해 등 4가지 조건을 갖춘 경미한 학교폭력은 피해학생과 보호자의 심의위원회 개최 요구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하고 폭력의 경중에 대한 전담기구의 서면 확인과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자체 해결하게 된다.
또 경미한 사안 이상의 사건은 현재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상향 이관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처분 받도록 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교육지원청 심의위 내 학부모 위원 수는 현행 과반수에서 1/3로 축소한다. 이밖에 현재 이원화 돼 운영 중인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재심기구를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으로 일원화 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그동안 학교 현장은 학폭 업무 부담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민원, 심각해지는 청소년 범죄 등 이미 소화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은지 오래였다. 이런 구조적 모순이 가해와 피해 학생·학부모 모두 결과를 만족스럽게 수용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재심은 물론 소송으로 학교에 문제 제기를 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학교와 교원들은 학폭 사건 심의․처리에 매몰되면서 ‘회복적 생활지도’라는 본분이 훼손되고, 과도한 업무와 민원, 불복, 소송에 시달리면서 정상적 교육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해왔다. 실제로 현행 학폭법은 사안의 경중과 관계없이 기계적으로 학폭위를 열도록 해 교원의 교육적 지도를 차단, 교권 약화의 원인이 돼 왔다.
다만 경미한 학폭을 어떻게 보느냐 등 현장 안착은 남은 과제다. 교육청으로 이관된 학폭위의 요구자료가 현재 학교단위 학폭위와 다를 바가 없다면 현장에서 학폭 개선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학교급, 지역에 따라 특성이 다른 만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고 절차 간소화 및 객관적 진행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