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의 유쾌한 똥 이야기 들으러 오세요”

2019.08.07 09:05:29

토크콘서트 11일 2시, 해우재문화센터 3층 세미나실

“2019 토일렛 토크콘서트 ‘똑똑 톡톡!‘의 주인공을 수원시민 관람객으로 선정하여 가족마다 가지고 있던 화장실 관련 에피소드를 수집, 발표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올해 특별 기획전시인 ’한국의 가택 신화 오 마이 갓!‘ 전시 연계 행사로 도서 ’똥떡‘ 구연동화와 공연 무대를 구성해 참가자들의 흥미를 높이고자 합니다.”

 

토크콘서트 강연자가 바로 평범한 수원시민 다섯 분이다. 콘서트를 앞둔 6일 오후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류선미 대리를 만났다. 수원시 화장실문화전시관 ‘해우재’는 ‘2019 토일렛 토크콘서트, 톡톡 똑똑(Talk Talk Knock Knock)’를 11일 오후 2시 해우재문화센터(장안구 장안로 458번길 9) 3층 세미나실에서 연다. 관람객 좌석 80석이 준비되었다. 1부 ‘똥떡’ 구연동화, 2부 ‘우리가족 화장실 이야기 보따리’, 3부 마술공연 등으로 90분 간 진행된다. 부모님이 어린이와 손잡고 나오면 대환영이다.

 

류 대리에게 화장실에 대한 그릇된 인식부터 바로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곧바로 답이 나온다. “화장실하면 불결한 곳, 냄새나는 곳, 가까이 하기 싫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의, 식, 주보다 중요한 것이 배설활동입니다. 배고픈 것, 잠자는 것 하루 정도 참을 수 있지만 배설욕구는 참는다고 참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병을 얻기도 하죠. 화장실이 더럽고 냄새나는 공간이라는 생각보다는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임을 알고 깨끗하게 사용하고 관리하는 배려담긴 공간이라는 인식이 시민들에게 심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해우재(解憂齋).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근심을 푸는 집’이다. 해우재가 처음부터 전시관을 목적으로 설립된 건물은 아니다. 2007년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기념하며 더 많은 이들에게 화장실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고 심재덕 선생님께서 본인이 30년간 살던 집을 허물고 변기모양의 집을 새로 지으며 ‘해우재’라 명하였다. 2009년 지병으로 돌아가시면서 해우재를 수원시에 기증하였고, 고인의 뜻에 따라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전시관으로 2010년 개관하였다. 1일 평균 관람객이 1천 명이다.

 

심재덕은 민선 1. 2기 수원시장이다. 그는 외갓집 뒷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별명이 ‘개똥이’였다고 한다. 수원시장이면서 한국화장실협회와 세계화장실협회의 설립 회장이었다. 수원시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의 도시로 만든 분이다. 우리의 삶의 질을 한 단계 올려주신 매우 고마운 분이다. 화장실문화운동을 위해 힘쓴 결과 외신기자로부터 ‘미스터 토일렛’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미스터 토일렛 덕분일까? 수원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공중화장실이 가장 잘 되어있는 도시이다. 세계 화장실문화를 선도하는 세계화장실협회 또한 수원에 소재하고 있다. 그리고 수원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화장실 박물관 해우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류 대리 말 그대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문화가 있는 아름다운 도시의 시민’이라는 자긍심을 가져도 충분하다.

 

이원형 해우재 관장은 “이번 행사에서는 화장실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과 사연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즐거운 추억이 될 토크 콘서트에 많은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담당자인 류 대리는 “이번 토크콘서트 진행과 더불어 앞으로도 알차고 다양한 전시와 행사로 시민들을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행사 후 외관이 독특한 해우재를 둘러보면 좋다. 해우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변기 모양 건축물'로 2007년 기네스북에 올랐다. 해우재 중심에는 투명 유리로 둘러싸여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 건물 앞에는 박물관의 마스코트 '토리'와 똥을 형상화한 대형 설치작품이 있다. 전체 공간은 '해우재 전시관', '야외 화장실 문화공원', 어린이체험관이 있는 '해우재문화센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다양한 볼거리가 교육적 요소를 제공한다.

 

한교닷컴 이영관 리포터도 응모에 당선되어 출연한다. 유년시절 단독주택 푸세식 화장실에 얽힌 ‘똥탑 이야기’를 들려 줄 예정이다. 문득 학창시절 학교에서 있었던 잘못된 교육을 지적하고 싶다. 숙제를 안 해 오거나 말썽을 피운 학생에게 내리는 벌칙 “너, 오늘 변소 청소당번!”. 이렇게 중요한 화장실인데 더럽다는 이유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안타깝게도 벌청소의 대명사가 된 것. 똥은 무엇인가? 우리의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첫 번째 행위 결과물이다. 똥을 누기에 우리는 살아있는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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