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1차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며....

2019.08.27 09:04:36

매년 교육부가 주관하는 올 1학기 전국 초중고교 학생 학교 폭력 전수 조사인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초중고교 학교폭력조사는 매년 두 차례 실시되는 데, 초등학교 제4학년부터 고등학교제3학년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1학기에는 학생 전수 조사, 2학기에는 표본 조사(15만명 표본)로 진행되고 있다. 이 조사는 학기초인 지난 4월 한 달간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제히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전체 초·중·고등학생 중 410만명 중 372만명(90.7%)가 응답하여 약 6만명(1.6%)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으러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3.6%가 학교 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학교 폭력의 유형이 과거 신체적 폭력에서 집단따돌림이나 사이버 괴롭힘, 헛소문 유포 등과 같은 '정서적 폭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초중고교 학생 학교 폭력 일제 전수 조사에는 전국 학생 410만명 중 372만명(90.7%)이 조사에 참여했고, 이중 약 6만명(1.6%)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2018년 1.3%(약 5만명), 2017년 0.9%(약 3만7천명)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3년 연속 피해 응답률이 증가해 학교 폭력이 일선 학교에서 수그러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되고 있다. 이번 조사의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생 3.6%, 중학생이 0.8%, 고등학생이 0.4%였다. 학교급이 낮을수록 학교 폭력이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교해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이 0.8% 포인트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중학생은 0.1%포인트 증가했고 고등학생은 동일했다.한편, 학교 폭력 가해자 유형은 같은 반 학우(48.7%)가 가장 많았고, 이어 같은 학년 다른 반 학우(30.1%)로 나타났다. 피해 장소는 교실(30.6%)이나 복도(14.5%)가 가장 많았다.

 

학교 폭력이 학우 중심으로, 학교 공간에서 빈발하는 것으로 드러나, 학교에서의 생활지도와 인성교육 강화 등에 일대 경종을 울리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응답이 10%를 넘겨 세 번째로 많았다.피해 유형을 학생 1천명당 응답 건수로 보면 언어폭력이 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집단따돌림(1천명당 5.3건), 사이버 괴롭힘·스토킹·신체폭행(이상 1천명당 2.0건)으로 나타났다. 금품갈취(1.4건), 강제심부름(1.1건), 성추행·성폭행(0.9건) 피해도 있었다.

 

특히 왕따·은따 등 집단따돌림 피해는 2013년 이후 1천명당 3∼4건 수준을 유지하다 6년 만에 1천명당 5건을 넘었다. 피해유형별 비중에서도 언어폭력(35.6%), 사이버 괴롭힘(8.9%), 신체폭행(8.6%) 등은 지난 해와 비슷한 데, 집단따돌림은 전체의 23.2%를 기록해, 작년보다 6.0% 대폭 증가했다. 최근 디지털 스마트 시대에 학생들이 휴대하고 있는 휴대폰으로 학우들에게 저지르는 사이버 폭력 등에 대한 특단의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다른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을 가해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0.6%(2만2천명)로 작년(0.3%·1만3천명)보다 0.3%포인트 늘어났다. 가해응답률은 2013년(1.1%·4만7천명) 후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해 이유로는 초등학생은 '먼저 괴롭혀서'(32.1%)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중학생은 '장난으로'(22.3%), 고등학생은 '마음에 안 들어서'(20.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주변에서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방관했다는 비율은 지난해 30.5%에서 0.4% 포인트 줄었고, 학교폭력 피해 후 주위에 알리거나 기관에 신고했다는 비율은 지난해 80.9%에서 0.9% 포인트 늘었다. 학생·학부모들의 학폭 신고 정신과 사회적 경각심이 제고된 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이번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 조사)' 결과와 2학기에 실행될 '2019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15만 명 표본 조사)'를 토대로 특단의 학교 폭력 근절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물론 교육부는 올해 두 차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말께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2020∼2024년)'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지만, 그동안 의례적이고 피상적인 계획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에서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전수 조사에서 드러나 학교급이 낮을수록 학교 폭력이 많이 발생하고 정서적 학교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 학교 외보다 학교 내에서 학교 폭력이 여전히 많이 발생하는 현실을 대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교육부는 매년 초중고교 학생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연 2회씩 실행하면서 ‘조사를 위한 조사, 면피성 조사’만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앞으로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학교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대책, 대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제2차 조사를 표본 조사로 바꾼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교육부의 정책 기조인 ‘행복 교육,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 등도 배움의 보금자리인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사라져야 바람직하게 실행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박은종 공주대 겸임교수 ejpark7@kong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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