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최근 인천지역 특성화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인천시교육청이 학과평가를 실시했다. 중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교는 어디인지, 취업률은 좋은지, 인천지역 산업체들과 연계성은 어느 정도 인지 모두 7개 항목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평가였다. 인천시교육청이 한성대학교 연구진에 의뢰, 4차 산업혁명 시대 특성화고의 대응 역량을 알아보기 위한 평가였다.
그 결과 1위는 인천 재능고등학교가 차지했다. 인천지역 26개 특성화고등학교 중 가장 우수한 학교로 뽑힌 것이다. 학과별 평가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전자과 1위, 스마트건축과 3위, 스마트전기과 4위 등 모두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인천 최고의 특성화고로 꼽히는 재능고의 1위 행진은 신입생 모집 때부터 시작된다. 신입생 특별전형 선호도에서 인천 지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특별전형 241명 모집에 445명이 지원, 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타 특성화고들이 모집 정원 미달에 허덕이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경쟁력이다. 최고의 교육시설 역시 재능고의 강점이다. 학교 전체에 무료 와이파이가 설치되고 비데를 갖춘 화장실, 최첨단의 쾌적한 실습 공간 등 학생 맞춤형 스마트 교육환경 부문에서도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5년.
지난 1954년 개교한 재능고는 올해로 65주년을 맞았다. 개교 이래 우수한 전문직업인력을 배출해온 대표적 명문사학으로 전국 최초의 스마트시티 산업분야 특성화고등학교다. ▲스마트통신과, ▲스마트전기과, ▲스마트전자과, ▲스마트반도체과, ▲스마트건축과 등 5개 학과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재능고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특성화고로 입지를 다지고 세계로 진출하는 재능인 양성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 3월 취임한 한석수 교장은 학교 슬로건을 ‘천하제일(天下第一) 재능고, 호연지기(浩然之氣) 재능인’으로 정했다. 패기만만한 재능인을 설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키워드다.
한 교장은 “모든 재능인들이 참된 지혜, 불굴의 용기, 협업능력을 갖춘 21세기 오디세우스형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S등급.
재능고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운영된다. 도제학교란 독일과 스위스 등에서 발전한 직업교육 모델로써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직업훈련제도다. 숙련된 고급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과 취업에 유리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도제교육을 받는 재능고 학생들은 현장훈련수당을 받으면서 기능 연마에 매진하고 있다. 특이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기업체 채용이 약정되는 등 취업이 보장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혜택 대상이 된다. 또 대학진학을 희망할 경우 등록금이 무상지원되며 우수한 학생에게는 해외 기술자 선발자격도 부여된다. 무엇보다 재능고가 주목받는 것은 국내 도제학교 중 최상위 평가를 받은 학교라는 점이다.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평가에서 재능고는 S등급을 받았다. 학생 선발에서부터 현장교육, 취업 등 전 과정에 걸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30.5%. 재능고 졸업생 10명 중 3명은 취업과 대학진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선취업후진학으로 도전을 이어간다. 학교 측이 밝힌 2018년 선취업후진학 비율은 30.5%. 올해 성적도 뛰어나다. 올 10월 말 현재,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형식으로 한양대·한국산업기술대·경일대 등에 1·2차 합격한 학생만 32명에 이른다. 일학습병행 진학은 한국산업기술대·재능대 등 2곳에 12명이 최종 합격했다.
대학진학만 괄목할 실적은 거둔 것이 아니다. 대졸자들도 엄두를 못 내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학생이 올해만 벌써 3명이다. 공무원시험 출제 경력을 가진 우수한 교사진과 체계적인 실무교육이 거둔 성과다. 남학생들이 선호하는 부사관에도 3명이 합격했다. 중견 기업체 취업자까지 합치면 100여 명에 육박한다.
김무찬 교무부장은 “정부나 공기업, 기업체가 요구하는 유형과 직무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 공무원 및 대기업·공사 공채반을 운영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01.
지난 11월 13일 인천국제공항. 재능고 2학년 학생 30명이 국제선 탑승구 앞에 줄지어있다. 재능고가 운영하는 글로벌 취업스쿨 해외기업탐방단으로 대만으로 향하는 길이다.
글로벌 취업스쿨은 재능고만의 특색있는 취업역량강화 코스. 지난 2012년 상해를 시작으로 8년차 이어온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만 101명이 해외로 떠나 견문을 넓히고 실력을 다졌다. 중소기업벤처부 지원으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은 일본·베트남·상해·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의 우수기업을 탐방하면서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하는 단기 해외취업스쿨이다. 재능고는 올해 탐방국가로 대만을 선정했다. 학생들은 대만의 주요 산업을 이끄는 위룽자동차 제조현장과 포모사플라스틱의 기업현장과 전시관을 탐방하여 현장의 생생한 체험을 경험할 예정이다. 또한 대만의 실리콘벨리인 신죽과학산업단지와 타이페이 국립과학기술대학교를 방문해 대만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진출 사례를 직접 경험하는 기회도 갖는다. 대만의 기업 성공 사례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및 대기업이 성장한 히스토리와 유사한 배경이 많아 재능고가 추구하는 호연지기 재능인 인성함양에 적합한 국가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탐방에 참여한 김주찬 학생(스마트반도체과 2학년)은 “대만 기업체 견학을 통해 취업 의지를 한 번 더 다지고 나아가 해외 진출까지 꿈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런 소중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역량 강화에 더욱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재능고는 대만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글로벌 잡스쿨 문화체험단 21명을 싱가포르에 추가로 파견했다.
2024.
재능고의 또 다른 특징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다. 인천교육청 평가에서 중학생 선호도 1위가 말해주듯 학생들의 학교만족도는 매우 높다. 공부는 물론이고 학생 개개인의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 분야에서 끼와 소질을 가진 학생을 선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재능꾼 선발’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산행을 통해 극기심을 배양하고 단합과 협동심, 자기절제력을 기르는 사제동행의 인성교육도 재능고만의 강점이다. 지난 6월에는 한 교장과 교직원, 학생 20여 명이 지리산을 종주하고 왔다. 학생들에게 모험심과 성취감을 맛보게 함으로써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 있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려는 학교 측의 배려다.
오는 2024년이면 명문 재능고는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한 교장은 “스마트교육을 통해 인천 제일을 넘어, 대한민국 1위 나아가 세계 제일가는 명문 특성화고등학교로 발전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학교, 인사 잘하는 학교, 천하제일 재능고에서 모든 사람의 존중과 신뢰, 사랑과 아낌을 받는 재능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