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는 일상의 소소함이 주는 행복을 일깨운다

2020.03.16 09:09:45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위기의 시기에 외부와 격리가 되거나 일상 교류가 제한되면서 정서적, 신체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 중에는 자천, 타천으로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소소한 일상에 대한 자유와 그리움을 하소연하기도 한다. 가정에선 청소년들의 활동반경이 제한당하면서 부모와 자녀 간에 심리적 갈등 또한 고조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일상 속의 소소한 행동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하여 묻고 싶다. 과거 ‘군자’를 꿈꾸던 위인들이 일상의 사소하고 평범한 일은 ‘소인배’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기고 ‘대인’이 할 일은 아닌 것이라 탐탁지 않게 여겼다면 그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또한 우리의 삶이 일상의 사소함이나 평범함을 뛰어넘어서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 재삼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의 우화를 보자. “아래 강에 사는 자라는 얼음물로 세수를 하고 거북이한테 세배를 갔다. 거북이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의 세배를 받았다가 덕담을 하였다. ‘올해는 사소한 것을 중히 여기고 살게나.’ 자라가 반문하였다. ‘사소한 것은 작은 것 아닙니까? 큰 것을 중히 여겨야 하지 않을까요?’ 거북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닐세, 내가 오래 살면서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은 사소한 것이었네. 사소한 일을 잘 챙기는 것이 잘 사는 길이야’ 자라가 이해를 하지 못하자 거북이가 설명하였다. ‘누구든지 보면 그가 사소한 것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를 금방 알게 되네. 사소한 일에 분명하면 큰일에도 분명하네. 사소한 일에 부실한 쪽이 큰일에도 부실하다네.’ 자라가 물었다. ‘그럼 우리 일상생활에서 해야 할 사소한 일은 어떤 것입니까?’ 거북이가 대답하였다. ‘평범한 생활을 즐기는 것, 곧 작은 기쁨을 알아봄이지. 느낌표가 그치지 않아야해. 다슬기의 감칠맛! 상쾌한 해바라기! 기막힌 노을! 총총한 별빛!...’ 자라는 일어나서 거북이한테 넙죽 절하면서 ‘어른의 장수비결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느리고 찬찬함, 곧 사소한 것을 중히 알아보는 지혜이군요.’ 라고 말하면서 기쁨을 안고 나왔다” 이는 지금과 같은 위기의 시기에 소소한 일상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제공하는 이야기다.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행복의 원천인지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일본의 한 작가가 언급한 ‘소확행’이란 말에 익숙해져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무엇일까? 지금이야말로 이에 대한 질문에 누구나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시기다. 외부와의 차단을 강요당하는 지금,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행하는 사소한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행복한 삶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되돌아보자. 무엇이 나를 즐겁게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가? 평범한 하루에서 행복을 느낀 적은 없는가? 있다면 그것은 언제인가? 아니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지금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질문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지금이야말로 ‘전화위복’의 시기다. 그리고 나 이외의 타인에 대한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인식할 때이다. 나만이 행복해서는 의미가 없다.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 더불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소함과 평범함에서 진리를 깨닫자. 진리는 단순하다. 그것은 깨달음의 소중한 경험에서 나오기도 한다. 누군가 인간이 불행한 것은 ‘골방에서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이 주어지는 지금은 분명 위기 속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우리의 주변에 가까이 있다. 그것을 깨닫는 사람이 행복의 주인공이다. 지금처럼 우리의 소소하고 평범한 삶을 사랑하자. 이는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제한적 삶이 지속되는 지금의 위기가 주는 더없이 소중한 교훈이다.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교감 hak0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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