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은 학교·사회·가족 모두의 집합적 문제”

2020.07.13 11:59:38

‘학교 폭력 살인 근절법’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 성료

김웅 의원, “단 1%의 학교폭력도 줄일 수 있도록 최선”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이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학교 폭력 살인 근절법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100여 명의 참석자가 자리한 가운데 성료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웅 의원은 개회사에서 잠실여고에서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연극을 소개하며 “학교 폭력은 여러 폭력 유형 중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라며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계속 이러한 계기를 만들어 지속적인 관심을 촉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김성기 협성대 교수는 인사말에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 뿐만 아니라 피해 학생의 부모도 2차 피해자”라며 “피해 학생의 가족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피해학생이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부모에 표출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피해학생 뿐만 아니라 가족과 같은 주변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토론회는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의 기조 발제로 시작됐다. 이어 김성기 협성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종익 푸른나무재단 사무총장·전인식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김의성 대전광역시 교육청 변호사·정민재 교육부 학교생활문화과 사무관의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기조발제에 나선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학교폭력 관련 법‧제도의 개선은 있었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며 “학교폭력 관련 정책에 대한 교원, 학생 그리고 학부모의 정책 효과성에 대한 평가를 반영해 입법 시 수요자의 혜택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토론회는 법 개정 이후에 처음으로 학교폭력 실태에 대해서 진단하는 세미나라 매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패널 토론에서 이종익 푸른나무재단 사무총장은 “학교폭력의 개념 정의 및 범위가 명료하지 않아 오래전부터 현장과 학계에서 수없이 논의되어 왔으나 이는 오히려 자칫 학교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야 할 학생들의 욕구를 외면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면서 “어떠한 형태로든 학생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면 학교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를 들어주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인식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은 “학교폭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수립‧시행되면서 통계상으로는 급격히 감소했으나 교원, 학부모, 학생 모두가 학교폭력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느낀다”면서 “학교폭력은 학교 내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문제가 되었고 교육부가 주축이 돼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의 협력과 체계적인 대응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교에서의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학생부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무엇보다도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피해학생들에게 대응을 주문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가해 학생들에 대한 교육‧봉사 시설은 6000개가 넘는데 피해학생들 지원하는 기관은 단 한 곳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부처 장관이 약속한 피해학생 지원 기관 추가 설립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의성 대전시교육청 변호사는 “학교폭력이라는 개념을 너무 광범위하지 않게, 구체적으로 정립해야 한다”며 “학교폭력이 모두 학교의 책임처럼 비춰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학교폭력은 학교, 사회, 가족 구성원 모두의 집합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전문가의 확충이 이뤄지려면 학교를 포함한 공동체의 공동책임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웅 의원과 김예지 의원·정경희 의원·강대식·김정재·엄태영·이명수·김미애·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0여 명의 참석자가 자리했다.

 

특히,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의원은 토론회 말미에 “학교폭력은 사후 조치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교육적인 조치를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학교폭력 관련 제도가 가해자 중심으로 돼 있다는 학부모님들 의견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 구제를 위한 조치를 상임위에서 정책적으로 잘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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