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인재 기르는 신나고 당당하고 행복한 신당교육

2020.09.07 12:00:00

서울신당초등학교를 찾아서

서울신당초등학교는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컬 교육을 실천하고 미래형 명품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세계시민교육의 요람으로 서울 시내 첫손에 꼽힌다.

 

지난 2007년 개교한 신당초는 2017년 박중재 교장이 부임하면서 글로벌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교육에 본격 나섰다. 유튜브 및 SNS와 교통 등이 빛의 속도로 발전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된다.

 

박 교장은 이런 흐름에 맞춰 글로컬(Glocal)이란 단어에 새롭게 주목했다. 글로컬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에서 유래하는 조어(造語)다. ‘국제화, 세계화와 함께 현지화를 추구함’을 의미하는 명사다.

 

신당초는 학생 및 교사들의 국제교류를 실시하고 세계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과 지식을 교육과정과 연계했다. 또 외국 대사관과 공관원 등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 마을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세계시민교육 활동을 전하고 있다.

 

 

미국 및 동남아 국가들과 국제교류 활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미국 및 아시아 학교들과 활발한 국제교류 활동이다. 특히 단편영화 제작을 통한 외국학교와 국제교류는 독창적이다. 산당초는 결연을 맺은 싱가포르 후아민초등학교 학생들과 공통주제로 영화를 만들어 세계시민의식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짧은 분량의 단편영화지만 이를 통해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각자 만든 영화를 서로 돌려보고 토의하면서 서로의 가치관과 문화, 삶에 대한 인식 폭을 넓힌다. 지난해 주제는 지구를 구하자는 의미의 ‘SAVE THE GAIA’.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발전교육 중 사회영역과 환경영역을 바탕으로 했다. 지속가능한 사회 변혁을 위해 필요한 가치는 무엇이고 어떻게 행동하고 실천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후아민 초등학교와 국제교류가 입소문이 나면서 신당초는 싱가포르 교육계에서 인기 학교가 됐다. 실제 싱가포르 초등학교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지난해 9월 현재 12개 초등학교가 국제교류를 신청해 왔다. 이웃 미얀마와도 교류가 이뤄진다. 지난 2018년부터 현지 학생들과 한글 이해교육을 함께하는 국제교류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신당초 국제교류 활동은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폭을 넓혔다. 실리콘 밸리 한국학교와 국제우편 방식으로 교류하고 있다. 손편지가 갖는 따뜻한 매력을 이용,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한다. 편지쓰기가 활동의 핵심이다 보니 의외의 소득도 있다. 학생들의 어학능력 증진에 도움을 준 것이다. 현지 한국학교 학생들에게는 한국어 교육이, 신당초 학생들에겐 영어교육에 도움을 주는 ‘윈윈’ 프로그램이다. 편지쓰기는 1학기와 2학기 두 차례 진행되며 학생들이 작성한 편지는 학교가 수합, 행정실을 통해 상대 학교에 일괄 발송한다. 학교 자랑부터 짝꿍 이야기, 장래 희망 소개, 좋아하는 책, 국경일과 명절 소개 등 내용도 다채롭다.

 

 

“신나는 학교생활... 배우는 게 즐거워요”

신당초가 글로컬 교육을 선도하는 데는 지역사회 인프라도 한몫했다. 학교가 위치한 서울 중구는 대한제국 시절부터 외국 공관들이 몰려있던 외교의 중심지로, 지금도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는 데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학생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 공사관 등 근현대 유적지를 둘러보고 외국 대사관을 찾아 각국의 문화와 언어를 직접 체험한다. 주말 체험학습프로그램으로는 아프리카 미술체험, 다문화박물관 견학, 이태원 지구촌 축제 참여 등이 있다. 어린이날에는 세계민속놀이 체험 한마당이 열리고 신당 민들레 예술제 때는 세계 각국의 민속 의상 패션쇼를 개최, 눈길을 사로잡는다.

 

“초등학생들이 하면 얼마나 하겠어”라며 반신반의하던 학부모들은 이제 적극적인 후원자로 나섰다.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구성과 교직원들의 열정에 학생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친구들 만날 생각에 학교 가는 게 즐겁다는 학생들. 그런 모습에 학부모들은 전폭적 신뢰를 보냈다.

자방자치단체도 후원을 약속했다. 실제 서울 중구청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미래인재육성지원사업 예산을 편성, 신당초 글로벌리더십 함양 동아리 활동을 후원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세계시민교육자료와 국제교류 활동을 지원하고 APCEIU는 마을과 함께하는 세계시민교육활동에 힘을 보탠다. 학생들 역시 월드비전의 사랑의 빵 모금행사, 희망브리지의 저체온 신생아 지원 희망싸개 캠페인, KOICA의 지구촌 체험관 탐방, MIZY센터의 세계난민구호 활동 등 국제 구호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신당초가 이처럼 활발한 세계시민교육과 국제교류가 가능한 데에는 창의적인 영어교육프로그램이 밑거름이 됐다. 세계시민으로서 역량을 갖추는 데는 의사소통능력이 필수이다. 즉, 영어교육 기초가 잘 다져져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방학 중에는 영어캠프가, 학기 중에는 영어동화발표회와 ‘온라인 영어도서관 팍스스쿨’이 운영되고 있다.

 

올 여름 방학기간동안 운영된 영어캠프에는 3~6학년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인 영어교사와 원어민 보조교사의 협력수업으로 교육효과를 높였다. 특히 학년별, 학생 수준별 차이를 고려한 반편성으로 맞춤형 교육을 진행했다. 캠프에 참여한 이은실 교사는 “영어 선행학습 등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에서 흡수,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어학교육에 머물지 않고 창의, 인성 활동 체험 프로그램을 병행, 모든 지구인과 함께 살아갈 품성을 함양하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라고 덧붙였다.

 

매년 가을 열리는 영어동화대회도 인기 폭발이다. 참가 학생들은 영어 윤독 도서 중 한 권을 골라 제한 시간과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암송하여 발표하면 된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주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박 교장은 “영어동화발표회는 학생들이 발표한 모습을 영상으로 녹화, UBS에 담아 기념품과 함께 학생들에게 나눠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어려워진 현실을 감안, 신당초는 지난 4월 온라인 영어도서관 팍스스쿨을 개설, 발 빠르게 대응했다. 오프라인 도서관 이용이 어려워진 학생들에게 영어독서 기회를 제공하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서였다. 팍스스쿨에는 영어 동화 500편, 동요 120편, 게임 100편 등이 탑재돼 있다. 3~6학년 학생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판타지, 학교생활, 우정, 동물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주제의 동화들이 실려있어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또 디즈니그룹, 레디투레지시리즈 등 영어권 학습서를 집필한 작가들과 유명 작품에 참여한 성우들의 살아있는 영어표현과 발음을 담아 고급스럽다는 평가다. 스마트폰과 PC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팍스스쿨의 가장 큰 강점이다.

 

 

예술, 체육, 어학교육 활발한 신당초

신당초의 특색있는 교육활동은 이뿐 아니다. 독서교육, 문화 예술교육, 체육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다.

 

학급별 학급문고에는 영어동화책이 구비돼 있어 원어민 교사가 수시로 학생들에게 동화를 들려준다. 학부모들은 ‘책 읽어주는 어머니 활동’을 통해 1~3학년 저학년 학생들에게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또 주 1회 도서관 수업으로 학생들의 독서습관을 정착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예술교육은 1인 1악기교육이 대표적이다. 1~2학년은 국악, 3~4학년은 바이올린, 5~6학년은 단소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전교생 대상 무용교육이 실시된다. 전교생 대상 특별활동 프로그램으로는 수영교육도 있다. 생존수영 교육으로 위기 상황에서 응급대처 능력을 기르고 교내 수영대회를 통해 도전의식과 성취동기를 부여한다. 이외에 1~2학년 대상 스케이트 교실을 운영, 건전한 겨울철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당초가 추구하는 교육은 스스로 노력하는 실력 있는 어린이, 소질과 적성을 키우는 재능 있는 어린이, 몸과 마음이 튼튼한 어린이, 나누고 배려하는 행복한 어린이를 기르는데 두고 있다. 박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모든 교육공동체가 힘을 모아 신나고 당당하고 행복한 신당교육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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