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선(水仁線)하면 떠오르는 것은 협궤열차, 꼬마기차, 동차(動車)다. 추억이 아련한 꼬마기차 이야기다. 구 수인선이 지나간 세류동에는 ’수인선 세류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꼬마동차 모형이 있다. 수인선은 조선경동철도주식회사가 부설한 사설철도로 1937년 7월 19일 개통되어 1995년 12월 31일 마지막 운행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총연장 52.8km로 수원역과 인천 수인역을 운행하는데 1시간 40분 결린다. 개통 당시에는 17개 역이 있었다.
수인선은 군자와 소래 등지에서 생산된 소금, 게, 조개 등 각종 해산물을 비롯해 농산물을 실어 날랐으며 주로 학생들의 통학 열차 용도였다. 1931년 개통된 수여선(水麗線)과 함께 유일한 협궤열차이다. 협궤란 철도 궤간(軌間)의 폭이 표준궤도(1435㎜)보다 좁은 궤도(762㎜)를 말한다. 일제가 수탈한 곡식 등 자원을 본국으로 실어나르기 위해 부설한 것이다. 여주에서 수원을 거쳐 인천으로 실어날랐다.
필자는 대학생 때인 1975년부터 2년간 수인선을 이용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수원에서 송도까지 운행하였는데 배차간격은 2시간. 동차와 증기기관차를 운행했다. 증기기관차는 석탄으로 물을 끓여 수증기의 힘으로 동력을 만드는 것이다. 바로 연기를 내뿜으며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다. 지금도 수원역에는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탑 두 개가 남아 있다. 콘크리트조 급수탑과 붉은벽돌조 급수탑인데 높이가 낮은 벽돌 급수탑은 협궤열차 기관차에 물을 공급하였다. 이 급수탑은 올해 5월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꼬마열차 객실 의자는 승객이 창문을 등지고 마주보는 형태다. 협궤이어서 통로가 좁아 승객 무릎이 닿을 정도였다. 공간은 좁고 승객이 많아 통로에 앉아 가는 사람이 많았다. 승객 대부분이 머리에 짐을 이거나 양손에 짐 보따리를 들고 타는 주민이었다. 학생들도 주 이용객이었는데 고등학생들이 많았다. 주말엔 관광객들도 많았다. 소래역에서는 새우젓이나 생선 등을 싣는 경우가 많아 비린내가 객실에 풍기는 것은 일상사였다.
제복에 자주색 완장을 두른 열차 차장이 차표 검사를 했다. 승객이 역에서 구입한 직사각형의 작고 딱딱한 종이 차표를 제시하면 펀치로 구멍을 뚫어 돌려주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 학생 복장을 하고 가방을 들고 있었기에 ”통학생 맞죠?“하며 차표 검사를 생략한 경우도 있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수인선이 부활했다. 지난 9월 12일 수원과 인천을 잇는 수인선 전 구간이 완전 개통. 수원이 경기 서남부지역, 철도 중심 교통지로 도약하고 있다. 이 수인선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95년 기본설계 후 25년 만에 개통되었는데 일제 수탈을 상징하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협궤철도를 표준궤도의 광역철도로 개량하는데 총사업비 2조 74억 원 투입되었다. 이로써 인천~수원은 70분 소요된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분당선․인천발 KTX 등과 교통망 연계할 계획이다.
2012년 6월 가장 먼저 개통한 1단계 구간은 오이도~송도를 잇는 13.1km 구간이며, 2016년 2월에 개통한 2단계 구간은 인천~송도(7.3㎞)를 거쳐 오이도역까지 총 20.7km 14개 역을 운행해왔다. 수원~한대앞 구간(19.9km)의 개통으로 기존 협궤 노선 폐선(1995년 12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수원과 인천 구간이 하나의 철도로 연결된 것이다. 이번 수원~한대앞 개통으로 수인선(수원~인천)은 분당선(수원~분당~왕십리ㆍ청량리)과 직결하여 전철이 운행된다. 수인선ㆍ분당선 직결 시 총 운행거리가 108km 달해 수도권 전철 노선 중 세 번째로 긴 노선이 탄생했다.
수인선ㆍ분당선은 6칸 전동열차를 운행할 계획으로 직결운행 횟수는 평일 96회(상행 48회, 하행 48회), 휴일 70회(상행 35회ㆍ하행 35회)이고, 영업시간은 05:36~00:17분까지이다. (수원역 하행 기준) 출·퇴근 시에는 평균 20분, 그 외 시간에는 평균 25분 시격 수준으로 운행한다. 수인선이 전 구간 개통으로 인천 및 경기 서남부지역(시흥ㆍ안산ㆍ화성ㆍ수원)에서 경기 동부지역(용인ㆍ성남 등)간 이동이 편리해지고, 주요 거점역인 수원역(KTX, 경부선 일반철도, 1호선, 분당선 이용 가능)으로 가는 거리와 시간이 모두 크게 줄어든다.
지금까지는 인천, 시흥, 안산, 화성에서 수원역까지 전철망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버스를 이용하거나, 금정역 및 구로역까지 이동하여 1호선으로 환승해야 했다. 그러나, 수인선의 개통으로 인천역에서 수원역으로 바로 이동이 가능하여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수인선 전 구간 개통으로 인천과 경기 서남부 지역이 더욱 가까워진다”면서, “앞으로도 광역교통망 확충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인선 완전 개통, 수인선의 추억이 있는 사람에겐 추억이 다시 살아난다. 수원역 수인선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 얼마 전 개통한 수인선 전철을 타고 서해 낙조와 소금창고 풍경을 바라보며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