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로나 극복은 선생님들의 힘, 교육부는 쇼만 하더라”

2020.12.04 10:30:00

김수진 전국학부모연합대표

한마디로 명쾌했다. 김수진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 대표는 “보수가 결집해야 기울어진 교육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아직 1년 이상 남았지만, 일찌감치 교육감 선거에 대비, 두 번 다시 ‘분열의 패배’를 맛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왜곡된 좌편향교육에 더 이상 아이들을 맡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10일 서울 중구 정동 커피숍에서 만난 김 대표는 빠르고 강한 어조로 “2022년이면 전국 어디서든 전문성을 갖춘 세련된 보수 교육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연말쯤 큰 그림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부터 대표적 학부모단체, 전학연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와 함께 코로나로 점철됐던 2020 한국교육을 한땀 한땀 짚어 봤다.

 

올 일 년 코로나로 모두 힘들었다. 교육당국의 코로나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

“코로나는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이었다. 이런 국난이 닥칠수록 전문가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한해다. 진정 교육을 아는 전문가들이 교육부와 교육청에 있었더라면 좀 더 지혜롭게 혼란을 극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개학이 연기되고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됐다. 학부모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교육부는 쇼로 일관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한건주의식 정책을 발표하고, 그 바람에 학교현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학생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학부모들 사이에 쏟아졌다. 그나마 정부가 개떡같이 말해도 교사들이 찰떡같이 알아들어 다행이었다. 교육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묵묵히 노력해주신 일선 학교와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원격수업으로 교육격차가 커졌다고 하는데.

“초등학생들은 스스로 온라인수업이나 원격수업을 하는 것이 어렵다. 특히 맞벌이를 하거나 낮 동안 자녀들의 수업을 제대로 돌봐줄 수 없는 가정은 더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학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사교육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경제적 여력이 없다면 학원도 엄두를 못 냈다. 주변에선 이참에 홈스쿨링으로 전환하는 가정도 있었다. 교육부만 믿고 기다릴 수 없기 때문 아닐까 싶다.”

 

초등돌봄 지자체 이관을 반대하며 돌봄전담사 파업이 계속됐다. 교육당국의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어린 학생들을 볼모로 단체행동을 하는 것은 학교현장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일이다. 파업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피해를 당하기 전에 미리 수습하지 못한 교육당국과 정부의 책임이 크다. 학교와 교사가 교육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복지 차원에서 돌봄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자체의 충분한 재정확보가 선결 과제다. 보건복지부나 교육당국은 지역 간 돌봄수업에 차이가 나지 않도록 보다 안정적인 예산 지원과 분배가 병행돼야 할 것이다.”

 

 

 

 

전교조 합법화는 올해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교육현장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지금껏 좌편향 이념교육과 왜곡된 역사교육, 급진적 성교육, 학부모들이 원치 않은 특정 사상교육 등으로 신성한 교단을 정치적으로 물들였다. 법적 지위까지 확보해 정치편향교육이 더 심화될 거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 주변에선 전교조 교사들에게 자녀를 맡길 수 없다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도 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 등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학부모에게 제한적이나마 담임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교과서도 좌편향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전학연은 유은혜 교육부총리 퇴진까지 요구했는데.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가 획일적이고 편향된 역사관을 담고 있다며 그토록 반대했던 사람들이 더 편협하고 다양하지 못한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 특히 이번 역사교과서는 문재인 대통령 찬양 교과서나 다름없다. 고등학교 8종 역사교과서 대부분이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대통령을 마치 평화의 대통령인 양 묘사하고 촛불혁명이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뤄낸 듯 기술하고 있다. 역사란 최소 20~30년이 지난 후에 평가하고 서술해야 국민이 인정할 만한 진정한 역사가 되는 것 아닌가. 편향된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면서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 예견된 결과다.”

 

특히 성교육 교과서는 학부모 단체들의 반대가 많았다. 나중에 여성가족부가 배포된 교재들을 수거할 정도로 파문이 컸는데.

“초등학교 2009년 교육과정 교과서를 보면, 초등학교 5~6학년에게 ‘발기’, ‘성기’와 ‘성기 삽입’ 그림 등, 어린 학생들에게 부정절한 성적 자극을 유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삽화도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이 정도는 약과다. 차마 입으로 옮기기 힘든 수준의 내용도 많다. 전문가들은 어린 학생들이 일찍부터 성에 노출되고 계속적인 성적 자극과 충동이 자극된다면 조기성애화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급진적 성교육이나 피임교육을 실시하기 전에 내 몸의 소중함과 혼전순결·절제를 가르치는 교육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학부모와의 관계다. 교권침해와도 무관치 않다. 무엇이 문제인가.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자녀에 대한 관심과 이해·소통이다. 그런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학부모도 교사들을 존중하고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 코로나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많은 교사가 헌신적으로 교육현장을 지킨 것을 잘 알고 있다. 감사히 여긴다.”

 

교권이 침해받고 실추되면 결국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질책만 할 게 아니라 교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힘을 북돋워 줘야 한다.

“맞는 말이다. 개인적으론 교사와 학생 간 관계에서 교사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좌파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만든 다음부터 교육현장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매 맞는 교사가 나오는가 하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도 깨울 수 없는 무기력한 교사들이 많아진다. 생활지도를 전혀 할 수 없는 학교규칙들로 인해 학교현장을 떠나고 싶다는 교사들의 푸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학부모가 나서서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죄파교육감 책임론을 제기했는데 사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대부분을 진보진영이 차지하고 있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느낌이다.

“2022년 교육감선거 때는 지형이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보수진영은 후보 단일화 실패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다. 다음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단일화를) 성사 시켜야 한다. 물론 교육감으로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을 발굴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할 정도로 전문성을 갖춘 그러면서도 젊고 세련된 보수교육감 후보가 절실하다. 아마 연말쯤 큰 구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12월 중 기대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는가.

“훌륭하신 분들이 교육에 진정성을 가진 교육·학부모·시민단체가 망라된 협의체 구상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도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학부모와 교육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내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해 달라.”

 

전학연 활동계획은.

“신성한 교단을 특정 정치이념으로 물들이는 전교조와의 전쟁을 예상해 본다. 학부모가 교육의 감시자가 되어서 교육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육정책이나 세부 내용, 가정통신문 등을 꼼꼼히 살피면서 우리 자녀들을 지켜낼 것이다. 전학연이 그 중심이 되겠다.”

장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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