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 방송 한방에 직업계고 노력 물거품”

2020.12.17 16:50:22

권영훈 상업계고교장회장
“신입생 모집에 큰 장애물”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SBS의 악의적이고 편협적인 방송으로 직업계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은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하필 신입생 모집 시기에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억장이 무너집니다. 그동안 우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권영훈 전국상업계고교교장회 회장(경기 경일관광경영고 교장, 작은 사진)은 15일 직업계고 대표자 중 한명으로서 유감의 뜻을 거듭 표명했다. 이날 경일관광경영고에서 권 회장과 조경희 수석교사, 김영강 특성화교육 부장 등이 배석한 자리는 성토장이나 다름없었다.

 

권 회장은 “방송 때문에 특성화고 등 신입생 모집 더 힘들어졌다. 방송 이후 신입생 모집 숫자 감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언론과 방송이 순기능을 잘 살렸어야 했다. 현재 우리가 직업교육 재구조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다각적으로 다룬 뒤, 그럼에도 사고는 날 수 있다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예전보다 예방에 노력해 사고가 많이 감소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취업처를 발굴함에 있어 노무사와 동행해 20개 항목을 점검한 뒤 선도기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리고 면접 때도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까봐 교사가 동행면접을 하고, 학생 마음에 들어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렇게 실습 시키고, 보고서 쓰고 하면 꽤 많은 서류가 쌓인다. 취업처에 학생 홀로 보내는 건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SBS TV는 5일 ‘뉴스토리’라는 프로그램에서 ‘고교란 이름의 용역업체’ 제목으로 직업계고가 학생들을 무리하게 현장실습을 보내는 것으로 묘사했다. 특히 학생들은 실습장에서 인권 침해나 안전사고에 직면하고 있다는 내용을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직업계고를 지나치게 폄훼하고, 실제 현실과 다른 왜곡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교총과 한국직업교육학회 등 14개 교육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SBS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에 SBS는 10일 시청자게시판에 사과문(사진 참조)을 올리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었던 점과 어려움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꿈을 키우는 학생과 교원들의 자부심, 긍지, 헌신에 상처를 주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방송 다시보기는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일부 교육단체들은 방송을 시정할 수 있도록 소송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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