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강원도교육청이 소규모학교 살리기 사업 차원에서 설립한 ‘강원교육복지재단’이 5년 만에 존폐 위기에 놓였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사업 실패를 시인하고 해체 수순을 밟겠다고 밝혀 혈세 낭비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민 교육감은 지난달 말 기자 간담회에서 운영난을 겪고 있는 재단을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재단 설립 과정에서 용역을 통해 기금 마련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출범시켰지만 위법 여지가 있음이 확인돼 운영난이 이어졌다”며 “내 착오다. 정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재단 측도 교육감의 의사를 확인한 만큼 이달 중순 열릴 이사회에서 스스로 존폐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이 재단은 2017년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부적절한 설립이라는 비판으로 자유롭지 못했다.
출범 전부터 논란이 됐던 기부 형태의 자금 모금 방식에 제동이 걸려 대부분 도교육청 출연금으로 재단이 운영됐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50억 원 가량이 투입됐다. 인건비는 연 4억 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9년 말 재단 출연 예산 20억 원이 편성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이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재단의 사업 역시 상당부분 도교육청이 진행하는 소규모학교 지원 정책과 중복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교육청이 재단에 투입하는 대신 소규모학교에 직접 지원하는 게 더 낫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도내 모 소규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재단으로부터 받은 공문도 별로 없고 받은 지원도 미미하다. 재단 설립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문제는 도의회로부터 여러 차례 질타받기도 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심영미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청이 거액을 투입하고도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하게 된 사업”이라며 “관련 자료를 요청한 후 문제 지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교육계는 도교육청의 혈세 낭비, 측근 챙기기 등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나흥주 재단 이사장은 선거에서 민 교육감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준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재단 이사장 자리가 보은인사 성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백송 강원교총 회장은 “시작부터 잘못된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강원도는 소규모학교가 워낙 많으니 이를 살리자는 취지의 사업의도가 들어맞아 출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사를 통해 예산내역 등을 확인해 부적절하게 사용된 부분은 없는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