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30년 넘는 교직생활 중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다. 하루하루가 잘 벼린 칼날 위에 서있는 것 같고, 지난 1개월이 1년처럼 느껴졌다."
지난 4주 동안의 전면등교를 되돌아본 인천 모 초교 A교장의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 터지고 수습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전면등교를 유지해야 하는 가운데 학생과 어른 모두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자 개별 학교에서 대응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16일 A교장은 "어제는 B학생 학부모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가면서 학교로 연락하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B학생은 결석이 잦은 아이라 선생님이 집까지 찾아가 동행 등교를 했는데 이로 인해 해당 학생은 물론 반 친구들, 급식실에 있었던 아이들, 동행한 교사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겨울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보결시간 확보가 어렵지만 어떻게든 수업 공백은 막아야 해서 교장과 교감까지 나서 수업에 들어가고 있다. 경기 모 초교의 C교감은 "어쩔 수 없다. 비상사태라 여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중·고교 상황도 대동소이하다. 매일 달라지는 학사운영 조정으로 교원들의 힘이 빠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잡무가 떨어져 교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인천시교육청은 ‘동계방학 기초학력 향상’추진현황을 제출하라고 한 것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어 관련 지원금을 받지 않은 학교조차 ‘구색맞추기’ 식으로 보내야 했다.
한편 교육부는 16일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계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잠시 멈추고 20일부터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학교의 전면등교를 겨울방학 직전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국 전면등교에 돌입한 지 4주 만이다. 수도권 지역의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의 과대학교·과밀학급을 중심으로 학교 밀집도는 ‘3분의 2’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