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등교육 발전 위한 획기적 투자 필요하다

2022.04.25 09:17:31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등교육 질 개선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2022 세계 대학평가’에서 국내 대학 학과 중 어느 한 곳도 세계 톱10에 들지 못한 것이다. 전 세계 각국 대학의 학과(전공)별 우수성을 보여주는 공신력 있는 평가에서 서울대, 카이스트 등 9개 대학의 일부 학과만 5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싱가포르 23개, 홍콩 7개, 중국 4개, 일본 3개 학과가 톱 10에 들어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경쟁력이 쳐져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작년 9월 발표된 영국의 THE(Times Higher Education) 평가에서도 한국은 서울대 54위, KAIST 99위 등 총 9개 대학만 세계 300위권 안에 드는 데 그쳤다.

 

경쟁력 잃어가는 대학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고등기술인력은 곧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학은 고등교육시장 개방, 대학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 등 대내·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는 국제비교 시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OECD 국가들은 고등교육에 대해 민간보다 약 2배 더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나,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민간부담 비율이 정부부담 비율에 비해 약 1.5배 정도 높은 실정이다. 지난해 발표한 OECD 국제교육지표 조사 결과에 따르면, OECD 국가 평균 GDP 대비 고등교육 공교육비 중 정부 재원 비율은 0.9%, 민간은 0.4%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민간부담이 0.9%로 OECD 평균보다 더 높은 반면 정부부담은 0.6%에 그쳤다.

 

우리나라 2021년 본예산 기준 부문별 교육예산 비중은 유·초·중등교육 82.3%, 고등교육 15.9%, 평생직업교육 1.6%, 교육일반 0.2%였다. 고등교육 비중이 현저히 적다. 그렇다고 단순히 유·초·중등교육 예산을 줄여서 고등교육 예산을 늘리는 것은 하책이다. 유·초·중등교육 분야 역시 과밀 학급 해소 같은 해묵은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형편인데다 세법 개정에 따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급선무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따라서 교육 예산 총액을 증액해 유·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상생 발전하며 미래 인재를 육성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급선무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조속히 제정해 고등교육 재정을 국내총생산(GDP)의 1% 이상으로 증액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등교육 재원의 총량을 확대하고, 대학의 세입 중 국고보조율을 상향해야 한다. 특히 대학의 세출 중 자본적 경비 비중은 하향 조정하고 경상비를 국고로 보조해 대학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해야 한다.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에도 경상비 지원을 제도화하고, 구조조정과 비리척결 위주의 사학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

 

획기적인 고등교육 재정 확충만이 현재 침체일로에 있는 대학 교육의 부활과 재도약의 촉매제다. 곧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는 고등교육 질 개선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중요한 의제로 다뤄야 한다. 새 정부는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한국교육의 새로운 희망 등불을 밝혀낼 수 있길 기대한다.

한국교육신문 jebo@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