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 둥, 둥. 묵직하게 울려 퍼지는 북소리와 화려한 백파이프 소리를 따라 늠름한 모습의 군대가 발을 맞춰 걸어갑니다. 반짝반짝 버튼이 달린 네모난 모자, 목 끝까지 단추를 단정하게 채운 제복, 멋지게 빛나는 허리춤의 칼까지! 그런데 그 아래를 살펴보면, 어라 이게 무슨 일이죠? 모두 무릎까지 내려오는 체크무늬 치마를 입고 있네요. 이렇게 나라를 지키려면 치마를 입어야 하는 이곳은 바로 스코틀랜드입니다.
킬트는 스코틀랜드에서 전통적으로 입어온, 치마 형태의 남성 복식입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입는 교복 치마처럼 아코디언 모양으로 세로 주름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붉은색 등 다양한 모양의 체크무늬로 개성을 더하고 그 위에 ‘스포란’이라는 이름의 작은 가죽 주머니를 차면, 유서 깊은 스코틀랜드의 군인 복식이 완성된답니다.
현대에 와서 이 킬트는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일상에서 착용하는 의복이 되었습니다. 공식 행사에 참여할 때나 사교 파티 등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킬트를 차려입은 남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고 해요. 이렇게 스코틀랜드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킬트이지만, 한때는 킬트가 법으로 금지되었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때는 18세기, 영국은 두 개의 섬나라인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보다 더 확실히 통합시키기 위하여 두 나라의 다른 문화들을 배제하기 시작했어요. 그중 하나가 잉글랜드 사람에게 낯설었던 전통 의상인 킬트였고, 이에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반박을 제기하며 오히려 더 열심히 킬트를 입고 생활했답니다. 그전까지 킬트는 하이랜드라는 스코틀랜드의 일부 지역에서만 입던 의상이었지만, 오히려 킬트가 금지당한 이후에는 스코틀랜드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입는 차림이 되었다고 해요.
그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 지켜온 전통 덕분인지, 킬트는 그 이후에 스코틀랜드의 군복으로 인정받아 나라를 대표하는 옷의 위치까지 올라오게 되었답니다. 그 때문에 스코틀랜드의 용맹한 군인들에게 “지옥의 숙녀들”이라는 재치 있는 농담이 붙게 된 것 역시 킬트와 관련된 재밌는 표현이지요.
문제 1) 다음 중 킬트에 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세요.
① 스코틀랜드의 전통 의상이다.
② 치마 형태의 복식으로 주로 여성들이 입는 의상이다.
③ 현재는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 의상이다.
문제 2) 이 글에 나온 정보 중 옳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요?
① 킬트는 다양한 색상의 체크무늬가 특징이다.
② 사교 파티에 킬트를 입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③ 킬트는 스포란이라는 가죽 주머니와 함께 착용된다.
문제 3) 이 글을 읽고 할 수 있는 추가적인 질문으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무엇인가요?
① 그렇다면 킬트는 누가 최초로 발명한 걸까?
②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왜 요즘은 킬트를 입지 않는 걸까?
③ 잉글랜드 사람들이 킬트를 싫어했다고 적혀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 : 1)① 2)② 3)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