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균형 잡힌 역사관’과 ‘성(性) 관련 표현’ 등의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온라인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총 7860건의 의견이 모아졌으며, 역사와 성 관련 표현 수정 요구가 많았다고 19일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확정·고시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지난해 11월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지난달 30일 과목별 시안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개발 취지로 시안을 온라인에 공개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의견 중 ‘6·25 남침 수록’,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표현을 삭제한 것에 대한 수정’ 등 역사교과 관련 요구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의견 제시는 역사교과 자체에서 압도적이었을 뿐 아니라, 총론과 사회과목에서까지 다수 제기됐다.
성 관련 표현에 대한 수정 의견은 도덕·보건·실과 등에서 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수정해야’ 등 성 관련 용어 및 문구 수정, 인권 관련 지도 시 동성애·성전환·낙태 등 사례가 포함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젠더, 섹슈얼리티, 보호되지 않는 성, 성인지 감수성, 사회적 소수자 등 양성 이외의 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용어 수정도 요구했다. 또한 성적 자기 결정권, 재생산권 등 청소년의 가치관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용어의 삭제 요구도 잇따랐다.
이밖에 국어교과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 유지 요구, 수학‧과학교과에서 ‘기초 학습 강화’와 ‘학습 부담 증가’ 등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 의견에 대해 교육계는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내용 발표 당시 민주시민교육, 노동 및 인권의 가치 등이 지나치게 많아 교육과정이 특정 이념에 경도되는 것 아니냐는 학교현장의 우려가 국민 의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국가교육회의가 교육과정 개정 논의 때 국민 10만 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향후 강화돼야 할 교육으로 ‘인성교육(36.3%)’과 ‘인문학적 소양교육(20.3%’)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민주시민교육(5.1%)에 대한 요구는 가장 낮은 편이었고, 노동·인권교육은 의견조사 대상도 아니었다.
한국교총(회장 정성국)은 “총론 주요내용 발표 때부터 제기된 이념‧가치 편향 문제가 불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교육과정 국민의견 조사 결과 나타났다”며 “이념 편향적이고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교육 내용들은 충분한 숙의과정을 거쳐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쟁점이 있는 교과과목에 대해 각론조정·개정추진위원회 등을 통해 사안을 조율한 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수정·보완한 시안으로 총론 및 교과과목별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