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이 공석인 교육부가 자연재해 앞에서 무책임한 행정을 보여 논란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교육부로터 받은 ‘태풍 힌남노 관련 공문’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가 학교장 자율에 학사행정을 맡기는 등 면피용 행정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문에 따르면, 교육부는 9월 4~6일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할 무렵, 각 시·도교육청으로 ‘학교장의 자율적인 판단하에’ 휴업 또는 원격수업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그 후에도 각 교육기관에서는 휴업·원격수업 전환 시 교직원의 재택근무를 적극 권고하라는 수준의 공문만 내려보냈다. 교육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침이 아니라, 일선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수업을 운영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컸던 포항과 경주 지역 학교들의 학사운영 조정 현황을 살펴보면 당시 대응 방법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경북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포항지역 학교 27%는 휴업, 73%는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반면 경주지역은 5%만 휴업, 95%는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포항·경주 지역 피해학교별 학사 운영 현황을 살펴봐도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침수피해를 입은 학교 23곳 중 18곳은 원격수업을, 5곳만 재량휴업을 진행했다.
또 9월 19~20일, 태풍 난마돌 당시 포항, 경주지역 학사운영 조정 현황을 살펴보면 더욱 심각하다. 포항지역 242개 학교 중 휴업한 학교는 22%, 정상수업을 한 학교도 24%에 이른다.
교육부의 이 같은 무책임한 행정은 결국 학교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의원실이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10년간 교육시설 재난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까지 재난에 따른 교내 부상자는 연평균 5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득구 의원은 “수장이 없는 교육부여서인지 대응 역시 엉망이었다”며 “자연재해를 앞두고 교육부 차원의 책임행정이 아니라, 일선 학교로 책임을 떠넘기는 면피용 행정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난으로 연평균 52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교육부의 책임 있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