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27일 공포돼 6개월 후 시행된다. 같은 날 교육부는 교권침해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5대 추진 전략 및 15개 과제를 제시했다. 초·중등교육법과 함께 논의하다 보류된 학생의 중대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추진이 결정된 점이 주목할 만한 변화다. 해당 내용이 담긴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교육부가 확정·발표한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방안’ 주요 내용은 △수업 방해 행위 적극 대응 △피해교원 보호 강화 △침해학생 및 보호자 조치 강화 △교육활동 보호 지원체계 고도화 △자율적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사회적 협력 확대 등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교권침해 학생 및 보호자 대상의 조치 강화다. 출석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학생에 대한 특별교육을 의무화하고 학부모도 참여하게 하는 등 교육적 조치를 강화하며 불이행 시 추가 징계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특히 시안 발표 당시에는 의견 수렴 후 추진하기로 했던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향이 새롭게 결정됐다. 기재 범위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중대한 침해 조치사항’에 한해서다. 시행령 개정 기간을 고려하면 내후년 적용 가능성이 높다.
피해 교원 보호 강화 부분에서는 그동안 사안이 발생하면 교사가 특별휴가를 내 우회적으로 회피했던 것을 침해 학생을 즉시 분리 및 우선 조치하는 방향으로 강화하는 한편 교원의 피해 비용 보상과 법률지원도 확대한다.
이에 교총은 즉시 입장을 내고 “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급선무는 교원에게 생활지도권 부여를 명시한 개정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수업 방해나 문제행동 등 교권침해 시 교원이 즉각 할 수 있는 제재, 조치 방안을 하위 법령에 구체적으로 담아내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상징적·선언적 의미를 넘어 실질적으로 학습권과 교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개정 법안 시행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향후 시행령 등 후속 법령의 구체화 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행령에 담아야 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전국 교원 의견 수렴에도 나설 예정이다.
보류된 교원지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심의·통과를 촉구했다. 특히 교권침해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 처분의 학생부 기재 방안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교총은 “학생부 기재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권 침해와 다수 학생의 학습권 피해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무너진 교실 회복이 어렵다는 현장 교원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부 기재 대상은 교권보호위 처분 모두여야 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경중을 고려해 최소한 출석정지 이상에 대해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전문 조직과 인력을 확보해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충실히 실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가해 학생을 분리하고 교육하기 위한 별도 공간과 전담 인력 확보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요구했다. 교총은 “현재 학교는 분리 학생을 위한 유휴공간과 전담 인력을 확보할 여력이 없다”며 “그럼에도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 된다면 그 부담 때문에 분리조치를 기피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별도 공간, 전담인력 확보를 책임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