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편향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울산시교육청의 감사를 받고있는 A고 B교사가 최근 또 편향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학생·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9일 A고에 재학 중인 학생과 학부모 등은 “B교사가 7일 한국사 수업 도중 학생에게 ‘너는 어느 쪽이야?’ 활동지(사진 참조)를 나눠주고 진행한 수업에서 편향적인 내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활동지는 김구·이승만·김일성·박헌영·여운형 등 10명의 사진을 놓고 이들의 성향을 좌파·중도·우파로 나누는 활동을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보수, 좌파·우파의 개념을 한 줄로 정리’하는 활동도 포함됐다.
또한 인터넷 매거진 ‘권기복의 작은 공부’에서 가져온 일러스트를 삽입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해당 일러스트에는 좌파에 대해 ‘탈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다양한 대안들’이라고 소개하고 사회주의·공산주의·아나키즘 등이 있다고 기술됐다.
앞서 지난달 B교사는 지난해 말 수업 중 편향된 발언을 하고, 자신의 초청으로 이뤄진 외부강사의 강의 도중 기독교를 비하하는 발언이 나왔음에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부모 신고를 받았다.(본보 1월 17일자 보도) 신고내용을 접수한 울산시교육청은 B교사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신고한 이는 “B교사는 수업시간에 ‘자본주의를 넘어… 공산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이태원 사고로 20대가 많이 죽었는데, 20대의 50%는 왜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는지…’ 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감사 도중 또다시 유사한 교육을 진행한 사실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의 중립성’이 명시된 교육기본법 위반이자 이념과 정권에 치우치지 않는 교육을 목표로 하는 ‘보이텔스바흐 협약’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훼손한 것”이라며 “김일성은 한국전쟁을 일으킨 원흉이지 독립운동가로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이미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실패한 이념이라는 것이 증명됐는데 대안이라고 소개하는 그림을 삽입한 것도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B교사는 지난달 학부모 신고에서 지적된 4가지 발언 중 2가지만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다소 감정적으로 발언한 부분, 그리고 외부강사 초청 시 강사 개인의 의견이라고 고지 못한 부분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며 “하지만 ‘공산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은 한국전쟁 때 친일파를 잡아내지 않고 사회주의자만 잡아냈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B교사는 ‘공산주의’ 관련 발언에 대해 교과서에 기재된 마르크스를 경제적 용어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오해한 것 같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