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평가·검토하는 것이다(planning=plan+do+see). 러셀 액코프(Russel L. Ackoff) 와튼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획은 최선의 미래설계와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이라고 정의하였고, 조지 채드윅(George F. Chadwick)은 ‘기획은 미래에 관하여 미리 행동방안을 강구하는 과정’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기획의 핵심 프로세스
기획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달성을 위해 가장 적합한 방법과 대안을 설계하는 것이다. 기획의 목적은 설득과 이해, 동조와 변화(개선)에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상황과 환경에 부응하는 트렌드에 맞는 발상을 통한 미래지향적이고 실현 가능한 행동을 촉발시키고자 한다.
기획의 중심은 기획 타깃(target)인 고객이다. 로마시대 웅변가이며 정치가인 키케로는 ‘당신이 나를 설득하고자 한다면 당신은 나의 생각을 생각하고, 나의 느낌을 느끼고, 나의 말을 말해야한다’고 강조하였다. 기획에서 고객의 눈으로 바라보는 방식을 아웃사이드 인(outside in)이라고 한다. 기획안을 작성할 때는 내부 프로세스 효율성을 준거로 삼는 인사이드 아웃의 사고방식과는 달리, 고객을 준거로 삼는 ‘아웃사이드 인’ 접근방식을 우선 고려해 볼 만하다.
기획의 단계는 해결해야 할 문제파악, 문제 발생원인 및 현황분석, 요구사항과 필요(needs) 분석, 필요한 정보수집 및 분석, 개요(outline) 구상, 목표설정 및 해결방법 등의 구체화, 3W 1H(when·who·where·how)의 세부계획수립, 기획안 작성 및 검토, 기획안 실행 및 실천, 목표달성 후 피드백 검토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기획안을 알차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타깃(대상)의 필요와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기획안을 통해 알고자 하는 것,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기획안을 읽는 상대방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현실적 해법을 찾고자 노력해야 한다.
셋째, 간결하게 정리하고 핵심정보만 담아 최대한 함축적이면서도 누락되는 내용이 없도록 치밀해야 한다.
넷째, 수집된 정보를 나열하거나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도·주장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정책대안이나 결론을 제시해야 한다. 최종 목적에 걸맞은 데이터를 분석·요약·정리·재구성하여 명확하고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여 제시해야 기획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나 오해가 불식될 것이다.
다섯째, 적용하는 전략·전술이 타당한지 검토하고, 제안하는 대안이나 정책을 객관적·일반화할 수 있는지,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등 기획안을 정리한 후 충분한 사전검토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허점·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TIP 기획안 목차(구성) |
좋은 기획안의 판단기준
첫째, 누가 읽어도 전략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알 수 있도록 한다. 기획안 작성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쉬운 문장을 논리적으로 배열하는 것이다. 기획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전략이 무엇인지, 가장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누구나 똑같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돌직구를 던져야 한다.
둘째,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도 전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한다(MECE: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ive). 전략은 수학처럼 하나의 해답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다양한 전략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특정 전략만 주장하지 말고, ‘왜 그러한 전략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설득하려면 왜 다른 전략방향으로 가면 안 되는가?’를 증명해야 한다. 모든 전략은 스토리텔링이고,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셋째, 타깃(target)의 목소리에 대한 통찰(insight)이 담기도록 한다. ‘타깃이 이렇게 말하므로 그에 따른 전략이 나왔다’라고 접근하기보다 ‘타깃이 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할까?’라는 질문에 가설을 세울 때 타깃의 인식을 바꿀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넷째, 논리적으로 작성한다. 논리적이란 A가 맞는다면 B가 될 수밖에 없고, B가 되면 C를 생각할 수밖에 없고, C를 생각하면 D로 전략방향을 가져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좋은 기획안인지 아닌지를 판단·평가하는 기준을 전략적 관심을 중시하는 측면(J.W.Thomson T-plan)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우리는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Where are we?)
- 우리는 왜 거기에 위치해 있는가?(Why are we there?)
- 우리는 어디로 가야만 하는가?(Where could we be?)
- 그렇다면 그곳에 어떻게 갈 수 있는가?(How could we get there?)
- 그곳에 가는 멋진 방법은 무엇인가?(Are we getting there?)
정책기획안 분석 및 활용
이번 호에서는 최근 가장 뜨거운 핵심주제인 AI 기반 융합교육에 초점을 맞춰 정책기획안을 들여다보고, 이를 토대로 실전에서 기획안을 어떻게 작성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참고자료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AI 기반 융합 혁신미래교육 중·장기 발전계획(2022~2025)안이다. 정책안에서는 추진배경으로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TIP> 성공하는 기획안 프레젠테이션의 7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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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지능정보시대에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첨단 과학정보기술을 포용하고, 인간의 존엄성 및 감성을 이해·공감하는 미래지향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의 시대적 책무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관련 전문가 양성만이 아닌, 모든 학생의 인공지능 소양 함양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인공지능(AI) 융합 기반 미래혁신 역량을 갖춘 자기주도적 인재양성 및 교원 전문성 제고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그 근거로는 AI 교육의 기반이 되는 정보교육 시수가 51시간에 불과(초등 17, 중등 34)하고, 2025년 이후 교육과정에 AI 교육이 반영되므로 학교급별 모든 교과에서 AI 기반 융합교육 도입이 시급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셋째, 사회취약계층의 교육격차 해소 등 교육복지 확대 및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실현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와 관련하여 사회취약계층의 디지털환경 접근성, 활용역량 부족 등의 불평등으로 초래되는 양극화 문제를 완화시켜야 하고, AI와 데이터 분석·진단에 의해 학습자별 최적 학습방법·피드백 제공 등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교육청 정책안에서 제시한 추진배경의 첫 번째 아이디어를 분석해 보면, 지능정보시대에 인공지능(AI)·데이터 등 첨단 과학정보기술이 부각됨에 따라 학생들이 과학정보기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인간존엄성 및 감성을 이해·공감하는 미래지향적 인재육성과 AI 기반 교육을 연계하는 시대적 책무성을 간과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내용을 논술에 구체적으로 적용한다면, 핵심키워드로 ‘인공지능, 첨단과학기술의 포용, 감성의 이해·공감, 미래지향적 인재육성’ 등을 떠올려야 할 것이다. 이런 단어들은 교육정책안 작성 시 활용 가능한 총알이 될 수 있다.
또한 두 번째 아이디어인 ‘인공지능(AI) 융합 기반 미래혁신 역량을 갖춘 자기주도적 인재양성 및 교원 전문성 제고의 필요성’에서 추출할 수 있는 ‘융합 기반, 역량, 자기주도적, 전문성 제고’ 등의 핵심단어는 교육정책 기획안에서 숙어(idom)처럼 자주 인용·활용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정책안의 추진배경 세 번째로 제시된 자료를 토대로 ‘사회취약계층의 교육격차 해소, 교육복지 확대,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실현 요구 증가, 디지털환경 접근성, 활용역량 부족, 불평등 및 양극화 문제 완화, 데이터 분석·진단에 의한 학습자별 최적 학습방법·피드백 제공’ 등의 단어 역시 익숙해지도록 평소에 반복적으로 암기하고, 문서작성 연습을 자주하는 것이 논술 정복의 첩경이 될 것이다.
이어서 정책안의 추진목적을 살펴보자. 추진목적으로 첫째,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데이터 등에 대한 기초·기반 교육의 시대적·사회적 요구 증대에 따른 인공지능(AI) 기반 융합 미래교육 기회제공 및 환경구축이다. 둘째, 인공지능(AI) 기반 융합 미래교육을 통한 유·초·중·고 학생의 컴퓨팅 사고력, 실생활 문제해결력 및 인공지능(AI) 윤리,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이다. 셋째, 사회취약계층(다문화·탈북·장애학생 등)의 기초학력 보장 및 교육격차 해소 등 교육복지 확대이다. 넷째, 교원성장 지원시스템 구축으로 교원의 인공지능(AI) 교육역량 및 전문성 제고 등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상의 추진목적을 분석해 볼 때, 핵심키워드나 관용구(idiom)로 추출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시대적·사회적 요구 증대, 미래교육 기회제공 및 환경구축, 컴퓨팅 사고력, 실생활 문제해결력, 윤리·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기초학력 보장, 교원성장 지원시스템 구축’ 등의 개념이나 단어가 눈에 들어와야 한다. 정책안의 추진배경과 목적을 분석해 본 결과, ‘시대적·사회적 요구 증대로 학생의 역량 및 교원의 전문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한 문장을 자연스럽게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부나 교육청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활용)되는 단어와 개념을 사용하여 문장으로 기술하는 것이 교육정책안 기획이나 작성의 기초가 됨을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위에 정리한 추진배경과 목적에 기초하여 ‘인간과 AI 공존시대, 미래다움으로 새로운 인간다움을 기르는 혁신미래교육 실현’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AI 기반 융합교육으로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혁신적 인재 양성’이란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중점과제를 크게 ▲AI 기반 융합교육을 통한 공교육 혁신, ▲AI 기반 맞춤형 교육 및 교육격차 해소, ▲AI 기반 초개인화 교육환경 조성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인 추진전략과 세부추진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다음 호에서는 중점과제별로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정책논술을 작성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