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 호는, 흰 페인트로 말쑥하게 칠한 3000톤의 몸을 떨면서, 물건처럼 빼곡히 들어찬 동중국 바다의 훈김을 헤치며 미끄러져 간다.”
묵직한 울림을 주는 이 글은 최인훈의 현대소설, 『광장』의 도입부입니다. 주인공은 6.25 전쟁 때 남한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석방된 ‘석방포로’입니다. 소설은 주인공이 석방되면서 남한에 남을지, 북한으로 갈지, 중립국으로 갈지 고민하다 중립국인 인도로 갈 것을 선택해 배에 탄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광장』의 주인공이 수감되었던 포로수용소가 어디인지 알고 있나요? 바로 거제도에 있는 거제 포로수용소랍니다. 거제 포로수용소는 6.25 전쟁 중 UN군에 의해 포로가 된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1951년에 설치되었어요. 거제도는 물과 식량을 구하기 쉬우며, 섬이기 때문에 포로 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돈이 적게 들어갈 테니 이곳에 포로수용소를 짓기로 했어요. 거제 포로수용소는 최초의 포로수용소는 아니었지만, 남한의 모든 포로수용소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었습니다.
거제 포로수용소 포로들의 생활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있어요.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출연한 영화 『스윙키즈』는 포로들이 댄스단을 구성해 벌어진 일들을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랍니다. 포로들이 댄스단을 꾸린다는 설정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당시에 UN군은 포로를 인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제네바 제2 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덕분에 다행히 거제 포로수용소의 포로들은 하루 세끼의 식사를 하고, 자신이 원하는 교양 강좌와 실기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거제 포로수용소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99호로 지정되어 있어요. 그리고 포로수용소 일대에 만들어진 유적공원은 유명한 관광지랍니다. 이곳에서는 포로들의 생활상을 체험해보고,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며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러니 거제도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거제 포로수용소에도 꼭 한 번 방문해 보아요!
문제 1) 6.25 전쟁 중 거제도에 포로수용소를 설치한 이유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① 거제도에서 물과 식량을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② 섬이라는 지리적 특징을 이용해서 포로들을 쉽게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 거제도는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립적인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문제 2) 거제 포로수용소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무엇인가요?
① 거제 포로수용소는 남한에 가장 처음으로 생긴 포로 수용소이다.
② 거제 포로수용소는 남한 최대 규모의 포로수용소이다.
③ 거제 포로수용소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문제 3) 제네바 제2협약이 거제 포로수용소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① 거제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던 전쟁포로들을 모두 석방하였다.
② 규칙적인 식사, 교양 강좌 등을 제공하여 전쟁포로들을 인도적으로 대우했다.
③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수감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했다.
정답 : 1) ③ 2) ② 3)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