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의무교육을 사립학교에서 받을 경우 13년간 3억 원 내외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교육 금융기업 퓨처리티 인베스트먼트 그룹이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시드니와 멜버른 등 호주 주요 도시에서 자녀를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13년간 공립학교를 보내면 부담해야 하는 교육비가 평균 9만2700호주달러(약 8200만 원)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학비는 전체 비용의 4%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학용품과 교복, 전자기기, 과외활동비 등에 필요한 돈이었다.
또 13년간 대도시 지역 가톨릭 학교에 다닐 경우 평균 19만5000호주달러(약 1억7200만 원)를 부담해야 하며, 사립학교에 다닐 경우 31만7000호주달러(약 2억8000만 원) 정도다. 사립학교에 다닐 경우 공립학교보다 3.4배 더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호주에서 교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시드니에서 13년 동안 사립학교에 보낼 경우 37만8000호주달러(약 3억3200만 원)를 부담해야 했다.
전체 교육비에서 학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톨릭 학교가 23%, 사립학교는 55%에 달했다.
퓨처리티의 샘 손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호주에서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교육비 부담도 많이 늘어나게 됐다”며 “올해 교육비 부담이 지난해보다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0년 동안 학교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에 대한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아이들이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교육받으면서 학부모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동 권리 단체인 스미스 패밀리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생활비 압박으로 새 교복과 전자기기 등 교육 필수품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21%는 ‘교육비 때문에 원치 않는 일을 더 많이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뉴잉글랜드 대학의 샐리 라센 선임 강사는 ”학교에서 노트북이나 태블릿PC와 같은 고가의 디지털 기기가 필수품이 되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장벽이 되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