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학교생활, 선생님만 믿으세요!

2024.03.04 09:49:27

교사 저자들의 시작을 돕는 책
학부모들의 선택 받으며 인기

교육 노하우 나누는 교사들…
공교육에 대한 긍정 인식 심어줘

 

새 학기가 시작됐다. 시작은 기대와 설렘을 주지만, 한편으론 걱정과 불안을 동반한다. 초등 신입생 자녀를 둔 예비 학부모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자녀의 첫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투성이다.

 

이런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교사들이 나섰다. 교직 경험과 교육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 교사 저자들이 쓴 ‘시작을 돕는 책’은 온·오프라인 서점 초등생활지도·어린이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주제는 ‘초등 입학 준비’다. 초등학교 입학 절차, 1학년의 기본 일과, 돌봄·방과 후 수업, 교육과정 등 예비 학부모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정보부터 학교 적응을 돕는 관계 맺기, 생활 습관, 과목별 지도법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예스24 2월 넷째 주 초등생활지도 베스트셀러 1위에는 교직 경력 19년 차인 하유정 교사의 ‘두근두근 초등 1학년 입학 준비’(빅피시)가 올랐다. 하 교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등교 수업이 멈췄던 2020년, 유튜브 채널 ‘어디든학교’를 개설하고 1학년 학생들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학부모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이 책은 그동안 유튜브에서 소개했던 콘텐츠와 함께 학부모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한 권에 담았다. 2022년에 출간돼 1년 이상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같은 기간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른 ‘우리 아이가 처음 학교에 갑니다’는 학부모들의 니즈로 기획된 책이다. 국내 최대 초등 커뮤니티 ‘초등맘’ 카페 회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에 대해 21년 차 경력의 김선 교사가 답을 제시한다. 특히 한글은 이렇게 가르쳐야 한다더라, 1학년부터 이런 건 가르쳐야 한다더라 하는, 속칭 ‘~카더라 통신’의 홍수 속에서 초등 1학년에게 필요한 교육의 본질에 집중한다. 저자는 “학교는 학부모가 정보를 알기 위해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학교의 루틴을 이해하고 시기별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 초등학교 시절은 물론, 자녀 교육의 중심을 잡는 데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출간된 ‘초등 입학 데일리북’(김성효 저, 이덴슬리벨), ‘오늘부터 저학년 학부모입니다’(송유진·최지원 저, 청어람M&B) 등도 눈길을 끈다.

 

신입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어린이책도 인기다. 예비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스토리와 구성으로 책을 읽으면서 입학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비 초등학생 베스트셀러 4위에 오른 책은 유경선 교사의 ‘슬기로운 1학년 학교생활’(사계절)이다. 학교 소개와 생활, 학습, 규칙, 관계, 행사, 안전 등 46개 소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어린이 독자가 직관적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한 텍스트와 함께 상황을 묘사한 그림으로 풀어냈다. 무엇보다 일방적으로 ‘~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고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떤 의미인지’를 차근히 설명한다.

 

‘선생님과 언니가 알려주는 진짜 초등 1학년’(작은코도마뱀)은 초등 입학 준비 스테디셀러인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학교 입학 준비’의 저자 김수현 교사가 어린이들과 함께 지은 책이다. 입학을 앞두고 설레지만 걱정스럽기도 한 예비 초등학생의 마음에 주목했다. ‘선생님이 너무 무서우면 어쩌지?’ ‘학교에서 갑자기 똥이 마려울 때는 어쩌지?’ ‘학교에서 배고프면 어쩌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살 나래가 6학년 고운이 언니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 언니가 대답하고 선생님이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구성이다.

 

갓 입학한 1학년이 느끼는 어려움에 주목한 책도 있다. 바로 ‘관계’다. ‘다투지 않고 좋은 친구 만드는 다정한 대화법’(물주는아이)은 10년째 초등 1학년과 생활하고 있는 초등샘Z가 알려주는 다정한 말하기 수업이다. 왜 다정한 말하기일까. 저자는 “모든 대화의 밑바탕에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이해와 존중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내가 이런 말을 할 때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를 본능적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친구와 같이 놀고 싶을 때 ▲내 잘못을 사과할 때 ▲친구의 도움이 필요할 때 등 1학년 교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상황별 대화법과 함께 잘못된 대화법도 소개한다. 초등 1학년의 친구 관계 고민을 해소해 주는 ‘고민 상담소’, 올바른 생활 습관을 지니도록 돕는 ‘차근차근 연습해 봐요’ 등 책 속 코너도 눈여겨볼 만하다.

 

교사 저자가 쓴 책이 학부모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데는 ‘신뢰’가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녀 교육서를 기획하는 한 편집자는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고, 교육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풀어내기 때문에 믿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교사들의 SNS 활동이 활발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또 다른 편집자는 “개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공신력 있는 학습 정보, 학교생활 팁을 학부모들에게 아낌없이 나누는 교사가 많아졌다”면서 “SNS를 통해 학부모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덕분에 교사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데 영향을 주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교육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교사의 경우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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