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세상에….” 놀라움과 감동의 흥분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럴까? 지난 15일 저녁 6시, 광교1동에 위치한 월드마크 아파트 주민화합 정원파티에 출연한 경로당 포크댄스팀 회원들을 보고 한 말이다. 준비과정을 살펴보니 마치 어린이가 학예회 발표 준비하듯 철저히 출연에 대비하고 주민들에게 세계의 포크댄스 두 가지를 선보이면서 축제와 화합 분위기를 만들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필자는 시니어 실버댄스 강사다. 주요 활동지역은 경로당, 복지관, 노인대학 등이고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서호청개구리마을에서 신중년 동아리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약칭)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사)대한노인회 영통구지회 문화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월드마크 아파트 경로당 강사인데 매주 금요일 1시간씩 포크댄스를 지도하며 회원들과 함께 건강과 행복의 꽃을 피우고 있다.
약 1주일 전, 경로당 남해복 회장으로부터 회원들이 그동안에 배운 포크댄스를 옥상정원 휴식공간을 공개하는 축제에서 선보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배우고 익히기만 하면 무엇하나? 배운 것을 회원들이 즐겁게 발표하고 이웃도 즐겁게 해주면 1석2조인 것이다. 회원들 단합도 되고 평생학습 차원에서 배움 총정리도 되니 1석4조다. 사실 이렇게 기특하고도 신통방통한 수강생을 만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연습이 문제다. 축제에 출연하여 제대로 된 댄스를 보여주어야지 어설픈 동작 보여주면 아니 된다. 출연을 앞두고 12일 리허설 두 시간을 했다. 4층 옥상정원 무대도 답사했다. 강사와 함께 비지땀을 흘리며 연습을 거듭했다. 13일에는 회원들끼리 모여 자체 연습을 했다. 14일 오후에는 입장에서부터 시작 전 인사, 본 무대, 퇴장까지 세밀한 부분을 반복 연습했다. 15일 행사 당일에는 1시간 전에 모여 또다시 최종 리허설을 했다.
행사 당일, 댄스 복장을 완전히 갖춘 회원들은 선남선녀 댄서로 변신했다. 여성회원은 빨간색 치마에 머리엔 화관, 손목에는 종이꽃도 매달았다. 남자들은 카우보이로 변신했다. 검정 조끼에 목에는 붉은색 항건도 맸다. 출연진은 모두 10명. 이들은 등장에서부터 주민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공연시간은 4분 30초. 선보인 포크댄스는 ‘킨더 폴카’와 ‘덩케르크의 종’. 주민들은 만면에 미소를 띄며 음악에 맞추어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와우, 포크댄스팀이 축제의 장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축제 대성공을 예고했다.
모인 주민들은 무려 2백 명 가까이 되었다. 입주 350세대 중 60%가 이번 축제에 동의했다. 행사를 주관한 입주자대표회의는 바비큐, 수박, 음료와 간식 등을 제공했다. 한편에서는 윷놀이 대회가 토너먼트로 이루어져 흥을 돋우었다. 주민들은 옥상 야외정원 천막 아래 식탁에서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우리 아파트는 만들어가는 좋은 아파트, 우리는 다정한 이웃’임을 표정으로 주고받았다.
강사로서 준비에서부터 출연까지 일련의 과정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수강생 지도의 보람을 느끼는 며칠 간의 일정이었다. 경로당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축제 출연을 결정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아름답기만 하다. 회원 상호간에 도와주고 배려하는 언행 하나하나가 모범이 되고 있다. 강사로서 강조하는 것이 평생학습이다.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워야 한다. 배움을 통해 청춘으로 회귀하는 지혜를 깨닫는 것이다.
강사로서 광교 월드마크 아파트 주민화합 정원파티에 출연한 경로당 포크댄스팀을 격려하고 싶다. 이들은 무대공연이라는 어려운 관문 통과에 정성을 쏟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나 행복, 가족 행복, 이웃 행복’이라는 행복을 전파했다. ‘노인(老人)’이라는 이미지를 ‘젊은 오빠, 젊은 누님’으로 바꾸어 놓았다. 젊은 부부와 손자들에게는 어르신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경로당 회원들이 가야 할 아파트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강사의 뿌듯함은 어디에서 나올까? 수강생들에게서 배움의 즐거움, 기쁨을 보는 일이다. 성취감과 자존감의 향상을 보는 순간이다. 포크댄스 강사가 수강생의 건강과 행복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다. 수강생이 춤을 추면서 이마엔 땀이 비 오듯 하지만 만면에 흐르는 미소와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강사는 이때 시니어들의 상기된 얼굴에서 청춘을 발견한다.
광교월드마크 아파트 경로당 남해복 회장은 “이웃간 소통이 쉽지 않은 도시생활 속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고 자발적인 봉사 참여로 주민화합과 이웃사랑을 실제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며 “주민들은 경로당 회원들의 춤과 노래에 감탄하였고 특히, 포크댄스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효과가 컸다. 이제 홍보효과로 경로당 회원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했다.
경로당 송정옥 부회장은 “처음엔 공연 자체가 부끄럽기도 하였지만 곧바로 한마음이 되어 연습에 매진, 최선을 다하였다”며 “빨간색 치마 댄스 의상을 차려 입은 나의 모습은 마치 처녀시절 모습이었고 주민들이 박수로 호응해 주니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나 자신이 스타가 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