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7일 저녁 6시, 팔달구청 대회의실을 탐방하였다. 바로 2024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행렬 ‘원행단’ 시민학교 사전교육, 일명 오리엔테이션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회의실 준비된 좌석이 참석한 원행단원으로 꽉 찼다. 무려 80여 명이 참석했다.
‘원행’이 무엇인가? 용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오늘 교육을 맡은 제61회 수원화성문화제 오제열 감독의 얘기를 들으니 이해가 간다. 정조대왕 당시 융건릉은 명칭이 현륭원이었다. 그러니까 ‘원행(園幸)’은 현륭원으로 향하는 행복한 행차를 말하는 것이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잠드신 아버지 사도세자가 계시는 곳으로 가는 행차인 것이다.
오제열 감독은 “오늘 사전교육의 목적은 능행차의 역사적 기록과 배경을 알고 작년과 달라진 점을 소개하고 참가자들에게 시간대별 장소와 행동 요령을 숙지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 감독은 마치 장학퀴즈처럼 질문을 하면서 주위를 집중시킨다. 질문1. “우리가 능행차에 출연하는 날은 언제일까요?” 정답자에겐 작은 선물이 주어졌다.
원행단은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일인 10월 6일에 활동한다. 원행단은 조선시대 군사 복식·기물을 착용하고, 수원 중점구간(수원종합운동장~장안문~화성행궁·여민각~연무대) 3.1km 행렬에 참가한다. 오제열 감독은 이들을 가리켜 ‘대배우’라 호칭한다. 이들이 있어 축제가 성공하니 ‘대배우(大俳優)’다. 축제 참여에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역할을 맡았으니 ‘대배우(待俳優)’다.
2024년 제61회 수원화성문화제 능행차에 시민들이 얼마나 신청했을까? 500명 모집 목표에 16세에서 65세까지 신체 건강한 497명이 모였다. 이들은 정조대왕 직속부대이자 축제 구성원, 축제 체험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참가 신청한 원행단을 분석해 보았다. 40∼50대가 44%, 10∼20대가 36%, 30∼40대가 20%다. 작년보다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소식이다. 참가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 64%, 서울 25%, 전라도·경상도 6%, 충청도 5%다. 올해 능행차는 전국 단위 축제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정조대왕은 능행차를 총 13회 했다. 그 중 1795년 행차가 최대규모였는데 어머니 회갑잔치인 진찬연을 봉수당에서 치룬 것이다. 능행차에 동원된 인원만 6000명이 넘고, 말 700필 이상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어르신 양로연도 베풀었다. 올해 진행되는 양로연에 시민 100명을 초대한다.
오 감독은 정조의 두 가지 사상이 바로 효심(孝心)과 애민(愛民)임을 강조한다. ‘정조다움’과 ‘정조다음’을 소개한다. 이번 능행차의 콘셉이 새빛 행행(幸行)이다. 정조는 조선의 최초의 신도시를 꿈꾸었다. 자급자족의 빛나는 농업도시를 이룩하고자 하였다.
수원 남창동에 15년째 거주하는 원행단원 전○○(60) 씨는 “평소 능행차 소식을 듣고 참여하고 싶었다. 작년엔 무기를 들고 행진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다 할 수 있다. 시민이 주인공이 되어 동참하는데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인계동에서 통장 8명은 단체로 참가 신청했다. 이지현(57) 회장은 “작년 두명 참가에서 희망자가 확 늘었다. 1년에 오직 한 번, 다른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라며 “색다른 체험에 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자 동료들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1차 교육 참가자들은 오는 9월 21일과 22일 2차 교육(총 2회 중 1회 참석)에 참가하면 된다. 행사날인 10월 6일 참가한 원행단에게는 축제 참여증서, 단체 기념사진, 기념품이 있고 점심, 간식, 식수가 제공된다. 자원봉사 활동 시간이 인정되고 집결지 공연 관람, 포토존 운영 혜택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