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수원시에서 지정한 골목형상점가 1호는 어디인가? 정답은 바로 화성행궁 골목형 상점이다. 법률적 근거는 2024년 5월 1일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 제2호의 2, 같은법 시행령 제2조의 2 및 '수원시 골목형상점가 지정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5조다. 수원특례시에서는 이러한 상점가를 내년에는 25개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상인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부터 알고 지낸 화성행궁 골목형 상점가 상인회(이하 상인회) 김명란 회장을 반갑게 만났다. 그는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열리는 달걀페스타를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 축제는 화성행궁 상점을 홍보하기 위한 화성행궁골목형상점가(수원공방거리내)에서 진행한 소소한 거리 축제이다.
수원통닭 축제 방문객 끌어들이기 작전
달걀페스타가 나오게 된 배경과 과정이 궁금했다. 화성행궁 큰길 맞은편에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수원통닭거리. 가을이면 수원통닭 축제에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상인회원들은 지난해 통닭축제 방문객들이 화성행궁 상점가 또한 많이 찾아왔던 것에 착안했다. 마침 통닭축제의 개막식을 화성행궁 광장에서 진행한다.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상점가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소란스럽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즐거운 볼거리를 마련하고자 했던 것.
통닭축제 손님을 이들이 운영하는 상점가로 끌어들이기로 한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달걀을 소재로 하는 페이스페인팅, 달걀꾸미기, 달걀 간식판매, 룰렛경품 추첨, 버스킹, 구피 반려식물 무료나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30개 상점에서 룰렛경품으로 다양한 상품을 협찬했고, 병아리나, 달걀 소재로 하는 상품을 판매하거나 체험을 진행했다.
김 회장은 “통닭축제에 달걀축제가 합쳐지는 행궁동 전체의 커다란 축제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무 예산없이 상점가 자체 행사로 진행했다”며 “촉박하게 추진해 메뉴 개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축제를 연계해서 확장시켜 간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다”고 했다.
재미와 즐길거리 제공이 목표
그는 이어 “통닭은 먹고 마시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우리 상점가의 달걀페스타는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상인분들이 병아리 머리띠와 병아리 머리핀을 귀엽게 착용했다”고 했다. 룰렛 경품추첨도 상점가 물건을 샀거나 음식을 먹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식사권이나 상품교환권을 경품으로 제공해 재차 상점가를 찾아올 수 있도록 했다. 영수증이 없으면 상점 물건이나 음료컵을 보여만 줘도 룰렛에 참여하도록 했기 때문에 소액의 소품을 사서 룰렛을 돌리는 시민도 많았다.
협조 단체 두 곳의 도움이 컸다. 무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하 무사들)과의 단체 업무협약으로 매년 ‘무사들’이 무궁화 묘목과 반려식물 협찬해주고 그와 함께 구피(상가에서 연화분 기르면서 모기유충 제거를 위해 기르기 시작함)를 시민들에게 분양했다. 올해 300여 개의 통을 준비하는데 모두 소진했다. 그리고 버스킹 화성사랑에버그린 연주팀은 오카리나, 팬플륫, 색소폰 연주를 해 방문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룰렛 게임은 재미와 함께 주어진 티켓은 상가 재방문의 기회가 되고 있다. 상인들은 이번 축제에 각 상점에서 줄 수 있는 식사권, 할인권, 수공예품 등을 찬조했는데 룰렛을 통해 시민들에게 제공되었다. 축제 당일은 물론 10월 31일까지 유효기간을 정해 놓고 다시 상점가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주최 측에서는 혼자가 아닌 친구들이랑 가족들이랑 함께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행궁길 만들어 방문객 찾게 할 터
화성행궁골목형상점가는 2010년 아름다운행궁길이라는 비영리민간단체로 시작했다. 구도심 힘든 골목상권으로 화성행궁과 함께했는데 제2의 인사동이라 불린다. 상점가에는 수공예 작가들이 20여 명 있어 언제든지 가족단위로 찾아와 체험할 수 있다. 공방작가들의 작품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은 30년 이상 된 맛집이 많다. 이탈리안 음식점부터 일식, 양식, 특히 한식집이 많아 가족이 많이 찾아온다. 팔달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봄이면 벚꽃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상점가 거리에 연꽃이 시선을 잡는다. 후소(後素)라는 열린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내년에는 남창초등학교 바로 옆에 커다란 야생화 꽃밭이 조성된다. 아름다운 행궁길이 될 것이다.
김명란 상인회장은 “저희 상점가에서는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 음식점, 공방, 일반 상점에서도 10% 할인된 온누리상품권(또는 앱) 사용이 가능하다”며 “오는 26일에는 온누리상품권을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행사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수원센터와 함께 진행하고 11월에는 김장봉사활동, 12월에는 착한크리스마켓을 통한 불우이웃 돕기 계획을 갖고 있다. 상인들이 다양한 지역봉사활동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화성행궁 골목형 상점가 상인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
“수원 관광의 메카 수원공방거리를 품은 화성행궁 골목형 상점가 많이 찾아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