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T 교육자료’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2024.12.26 16:07:37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혼란 우려에 재의요구 제안”

‘교원 생활지도 보장’도 의결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를 교육 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 현장 등 혼란을 이유로 제의요구를 제안했다.

 

교육부는 26일 총 11개 교육부 소관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의결 법안 중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포함됐다. 교과용도서(교과서)의 정의와 범위를 법률에 직접 명시하면서 도서 및 전자책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AIDT의 사용 여부를 교육부 장관이 아닌 학교장 재량에 따르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법 개정안 시행은 공포 후 즉시다. 올해 검정을 통과한 AIDT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된다.

 

이에 따라 최종 공포 시 내년 신학기부터 초등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에 도입하려던 교육부의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학교 현장과 사회적 혼란을 우려해 교육부 장관으로서 재의요구를 제안할 예정”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지만, 사용을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방안을 시·도교육청과 함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교원의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 권한을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하는 교육기본법 개정안,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의 법적 근거를 법률로 상향하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을 정상화하는 경우 전·현직 이사협의체와 학내구성원 대표기구 등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도록 의무화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각각 통과됐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통해서는 수능 출제 참여 전 사교육 영리 행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과세정보 조회 근거가 마련됐다.

 

폐교재산의 활용 촉진을 위한 특별법,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관리에 관한 법률,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처리됐다.

 

또한 학생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해 교사 혼자가 아닌 학교와 교육청 등이 함께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학생맞춤통합지원법과 도시형캠퍼스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제정안이 의결되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정으로 학생의 능력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마련되고, 학폭 전담조사관의 학폭 사안 처리 공정성과 객관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서는 “사학의 공공성과 자주성의 균형이 필요한데, 전·현직이사 측의 이사 후보자 추천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해 사학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권보호, 개선 기대… AIDT 후속대책 시급”

 

교총, 교육 법안 통과 입장

 

한국교총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정, 교원의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 권한을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하도록 명시된 개정 교육기본법,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의 법적 근거를 담은 개정 학폭예방법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봤다.

 

교총은 “학교 현장에 적용될 교육기본법, 학생맞춤통합지원법, 학폭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법 개정으로 교권이 더욱 보호되고 교육 현장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법 개정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시행령 개정과 철저한 준비가 더 중요한 만큼 교육 당국은 후속 조치 만전으로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도록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교육기본법 개정에 대해 “교원의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 권한을 명시함으로써 더욱 보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근거로 시·도교육청별로 더 많은 교권 보호 예산 확보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관련 조례 제정이 이루어지는 근거법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개정 교권 5법이 시행됐지만 현장 안착에는 한계가 있어 여전히 학교 현장은 문제행동 학생의 증가, 악성 민원, 툭하면 아동학대 신고 등 교권 침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교총은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정과 관련해 “부처·사업별로 분절된 지원에 따른 사각지대를 없애고, 복합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 대해 맞춤형 통합지원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돼 의미가 크다”고 기대했다.

 

다만 교원의 행정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교육(지원)청과 지자체 등이 협력체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교총의 설명이다. 이번 법안심사과정에서 제외된 ‘보호자 동의 없이 학생에 대한 긴급지원 가능’ 등 실효적 방안이 추가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AIDT를 교과서 대신 교육자료로 전환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에 대해서는 “정치에 따라 교과서 정책이 요동치며 자칫 소송 분쟁까지 더해져 학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총은 “AIDT의 활용 여부와 관련한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시·도교육청, 여·야 차원의 협의를 지속해 합의점 도출과 대책 마련을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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