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특별기획] ④농촌계몽운동과 문맹 퇴치

2025.07.17 16:11:27

 

<상록수>의 주인공

 

심훈이 1935년에 쓴 작품 <상록수>로 주인공 최용신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며 상록수 정신은 곧 최용신의 정신으로 나타내게 됐다. 또한 일제침략기 농촌계몽운동을 하는 많은 조선 청년의 모범 사례가 되기도 했다.

그녀가 농촌계몽운동에 뛰어든 것은 협성여자신학교에서 가르침을 준 황애시덕의 영향이었다. 황애시덕은 경기도 광주(현재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서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하며, “이론을 익히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1931년 10월 YWCA 농촌지도사 자격으로 경기도 수원군 반월면 사리 샘골(천곡: 현재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에 파견된 최용신은 예배당을 빌려 한글·산술 등을 가르쳤다. 학생 수가 늘어나자 마을 사람들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1933년 1월 15일에 샘골강습소를 건설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던 최용신은 각기병으로 귀국해 “조선의 부흥은 농촌에 있고, 민족의 발전은 농민에 있다"는 호소문을 기고하는 등 농촌계몽운동에 힘쓰다 지병이 악화돼 1935년 1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샘골강습소는 지역민과 교회, 자원봉사 교사들에 의해 유지되다, 광복 이후 최용신의 약혼자 김학준에 의해 샘골고등농민학원으로 문을 열었다.

 

학생‧언론이 함께 나서

 

최용신뿐만 아니라 학생과 언론사들도 방학을 이용해 야학이나 강습소를 세워 문맹퇴치운동에 나섰다. 조선일보가 전개한 문자보급운동은 1929년 여름부터 1934년까지 6년간 실시했다. 이때 5000여 명의 학생이 농촌으로 떠나 문맹퇴치와 함께 민족정신을 일깨워 항일정신을 고취시켰다. 교재는 국어학자이자 당시 조선일보 문화부장이던 장지영 선생이 저술해 100만 부 이상 보급된 〈한글원본〉으로, 겉표지에는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가르치자 나 아는 대로’라는 구호가 있었다.

 

동아일보사의 브나로드 운동은 ‘배우자, 가르치자, 다함께 브나로드’의 구호로 1931년 시작해 1933년 계몽운동이라 바뀌었다가, 1935년 총독부 경무국의 명령으로 중지됐다. 브나로드에 참여한 학생은 고보 4·5학년과 전문학교 학생으로 각 지방으로 내려가 한글과 산술을 가르치고 농촌환경개선 등을 지도하면서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4년에 걸쳐 210만 부의 교재가 배부됐으며 학생은 5751명, 수강생은 9만 8598명이 참여했다.

 

계몽운동가‧교육자 윤봉길

 

윤봉길 의사는 1932년 상하이 의거로 유명무실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되살려 독립운동의 중심이 됐고, 1943년 카이로 선언에서는 의거에 감동한 중국 장제스 총통의 제안으로 한국의 독립을 문서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윤 의사는 1926년에 이미 농촌계몽운동에 나섰던 계몽운동가요 교육자였다.

 

윤 의사의 농촌계몽운동은 한 청년이 자신의 아버지 무덤을 찾으려고 다른 사람의 무덤에 아무런 표시없이 묘표만 뽑아와서 다른 사람의 무덤도 모두 찾을 수 없게 만든 것이 계기였다. 윤 의사는 이 모습에 ‘아! 무식한 것이 큰 적이구나. 무식이 나라를 잃은 것보다 더 무섭다’고 생각해 고향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쳤다.

 

19세에 야학에서 <농민독본> 세 권을 편찬해 가르쳤고 20세에는 ‘월진회’를 조직해 가축을 기르고 과일나무를 심어 농촌부흥을 꾀했다. 윤 의사는 농민들이 배우지 않으면 어려움을 이길 수 없고, 농민이 잘살지 않으면 나라의 앞날이 밝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 농촌계몽운동으로 애국정신을 고취한 윤봉길도 함께 기억했으면 한다. 이렇듯 일제 식민시기의 농촌계몽운동은 지식인 계층과 종교계, 언론계 등에서 농민들을 상대로 전개된 것으로 문맹퇴치가 뒤따랐고 농촌의 근대화와 함께 항일정신을 고취했다.

민병덕 매헌윤봉길기념관사무국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 wks123@tobeunicorn.kr, TEL: 1644-1013,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김동석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