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수업①] 학생 질문으로 여는 교실

2025.09.04 17:31:44

AI 시대 교육환경도 변화할 때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열어가는 수업. ‘질문수업’은 사고력 증진과 메타인지 발달을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 분석·판단·추론·문제해결에까지 ‘질문’을 통한 ‘수업’의 변화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질문, 더 깊은 배움을 향해

 

“정답입니다” 퀴즈쇼에서 사회자가 외치는 이 말은 교실에서도 자주 울려 퍼진다. 교실수업에서도 퀴즈쇼처럼 ‘정답입니다’를 외쳐야 할까? 수업과 퀴즈쇼가 외형적으로는 다른 모습일지 모르지만 정답을 지향하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지식의 정확성을 강조하는 교육은 외형상으로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지식 전달 위주의 정답식 수업으로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길러주기 어렵다. 십여 년 전부터 정답식, 주입식 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며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해 왔다. 이제 생성형 AI의 등장은 더 이상 과거방식에 머물 수 없고 교실 수업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함을 더욱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배움의 본질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배움은 단순히 지식의 암기에 있지 않다. 지식이 학생의 내면에 자리 잡아 삶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암기를 넘어 능동적이고 자발적 탐구가 필요하다. “왜”라는 단순한 질문이라도 인간을 세상 속으로 이끌어 내는 힘이 된다. 자발적인 탐구의 시작을 알리는 강력한 도구가 바로 질문이다. 지금까지의 학습모델과 수업형태를 학생 질문으로 시작한다면 배움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돌려줄 수 있다. 이제 질문하는 수업으로 학생이 스스로 유능함과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메타인지를 깨우는 스위치

 

질문에 대한 오해는 ‘단순히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질문은 우리가 이미 안다고 착각했던 지식을 낯설게 다시 바라보도록 이끈다. 또한 교실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해도 괜찮다'는 허락처럼 작용해, 학습에 대한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이런 효과는 교실 전체의 배움 분위기를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만든다.

 

물론 모든 질문이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학생의 질문은 메타인지 발달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예를 들어 “선생님, 이것은 너무 어려워서 모르겠어요”라며 막연하게 모르는 것을 묻는 학생은 메타인지 능력이 아직 미숙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메타인지가 발달한 학생은 어떻게 질문할까? "선생님, 두 번째 줄까지는 이해했는데, 세 번째 줄로 넘어가는 과정이 이해가 안 돼요"와 같이 자신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해 질문한다. 이처럼 구체적인 질문은 자신의 학습 상태를 정확히 점검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이는 메타인지적 조절 능력의 핵심인 '자기 점검'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질문은 단순히 모르는 것을 묻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학습패턴과 전략을 메타인지적 관점에서 돌아보게 하는 훈련이 된다. 즉, 질문은 메타인지의 결과인 동시에 그 성장을 촉진하는 촉매제로서 이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교실 수업은 학생 질문을 부담없이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는 학습구조와 방법으로 운영돼야 한다. 그래야 질문이 교실 속 자연스러운 배움의 문화가 될 수 있다.

 

자기주도적 삶 형성

 

학생에게 질문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은 곧 자신의 학습을 주도하고, 내재된 호기심과 창의성을 발현하게 돕는 일이다. 학생이 직접 만든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 자신의 지식과 관심사, 그리고 학생의 삶을 담는 그릇이 된다. 질문을 통해 수업의 주인공이 되고, 친구들과 대화하며 다양한 생각을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학생은 주도적인 학습자가 되고, 이는 내적 동기를 강화한다. 이러한 주도성은 수업에 대한 적극적 참여와 몰입도를 높이게 된다.

 

궁극적으로 질문 수업은 교실 밖의 삶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자신의 학습 과정을 스스로 관리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다양한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도록 이끈다. 외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는 '자기주도 학습'의 핵심이며, 평생 학습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질문이 살아 숨 쉬는 교실은 학생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힘을 기르는 배움의 장이 될 것이다.

 

양경윤

창원한들초 수석교사

'질문수업 어떻게

시작할까' 저자

양경윤 경남 창원한들초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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