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 세계에서 K컬처 바람이 불고 있다. 뮤지컬 무대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은 오래 전부터 전해내려 온 설화와 신화를 지금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탄생시킨 두 작품을 소개한다.
뮤지컬 <홍련>
뮤지컬 <홍련>은 한 편의 공연에 우리에게 친숙한 두 개의 설화를 녹여냈다. 바로 ‘장화홍련전’과 '바리데기 설화'다. 뮤지컬은 신선한 시각을 통해 두 설화의 주인공에 새로운 설정을 부여한다. 원작에서 계모의 모략으로 언니와 함께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났다면, 뮤지컬에서는 언니의 죽음을 방치한 아버지를 죽이고 남동생을 해친 죄로 저승에서 재판에 소환된다. 이 재판을 주관하는 것이 바리공주. 설화 속의 바리공주는 딸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버림받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구하기 위해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뮤지컬에서 바리는 재판을 이끄는 재판장이자, 저승신으로 죽은 이들의 한을 풀어준다.
뮤지컬은 두 주인공을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공통점을 바탕으로 단순한 권선징악이나 복수를 넘어서 새로운 연대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음악 또한 두 장르의 만남으로 구성했다. 서양의 록 사운드와 국악이 어우러져 강렬한 사운드가 펼쳐진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판타지는 때로는 강렬한 음악으로, 때로는 씻김굿으로 표현된다.
작품의 신선함은 2024년 초연부터 호평을 받았다.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을 거머쥔 데 이어, 지난 해에는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무대에 오르며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올해 공연에는 초연의 흥행을 이끈 배우들과 함께 새로운 캐스트가 호흡을 맞춘다. 홍련 역에는 배우 이지혜, 강혜인, 김이후, 홍나현, 바리 역에는 이아름솔, 김경민, 이지연이 캐스팅되었다.
2.28~5.17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뮤지컬 <몽유도원>
뮤지컬 <몽유도원>은 故최인호 작가의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삼국사기 속 '도미전'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때는 개로왕이 백제를 다스리던 시절. 목수 도미에게는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한 아내가 있었다. 개로왕은 정조를 시험한다는 핑계로 그를 찾아가 겁탈하려 하지만 부인은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한다. 분노한 왕은 도미의 눈을 뽑아 귀양을 보내고, 부인을 자신의 손에 넣으려 한다.
뮤지컬은 설화 속에 등장하는 도미와 도미 부인, 개로왕을 각각 도미와 아랑, 여경(개로왕)이라는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이들의 순수한 사랑과 헛된 욕망을 통해 꿈과 현실의 경계(몽유)를 넘나들며 인생의 의미를 그린다.
<몽유도원>은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신작이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전설적인 작품 <명성황후>를 탄생시켰던 30년간의 노하우가 집약된 공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출가 윤호진은 "1995년 <명성황후> 제작 이후부터 머릿속에 늘 품고 있던 숙원 사업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작품은 원작 이야기를 현대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40차례의 대본 수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이야기에 보편성을 부여하고, 대극장 문법에 어울리는 스케일로 확장해냈다.
제작진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기조 아래 음악과 무대를 완성했다. 서양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와 우리의 전통 음악 ‘정가’와 ‘구음’을 결합해 독창적인 장르를 탄생시켰다. 특히 아랑 역을 맡은 국악인 하윤주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로,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은 정통 소리를 선보인다.
한 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무대도 눈길을 끈다. 수묵화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번짐과 여백의 미는 신비로운 분위기와 함께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1.27~2.22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