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새 학기를 한 달여 앞두고 각종 정책 도입으로 학교 현장의 불안과 긴장이 감지되는 가운데 설익은 제도를 법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정치권이 정쟁으로 일관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교학점제,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교권보호대책 등 교육 현안이 쌓이고 있지만 여야가 네탓 공방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교육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장 대표는 민생 안정과 국가 운영 정상화, 제도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정치·제도 개혁과 국정 운영 전반을 폭넓게 언급했다. 연설의 상당 부분을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정치적 쟁점에 할애했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교실의 정치화’를 문제로 지적하며 “교육 현장이 이념과 정치 논쟁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 역시 교육 정책이나 학교 여건 개선을 다루기보다는 정치적 갈등 구도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제시됐다.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교 현장이 직면한 학습 지원 체계, 제도 변화에 따른 운영 부담, 교원의 역할과 지원 문제 등은 연설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지역 문제와 인구 감소 대응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도 교육은 정주 여건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로 간접적으로 언급되는 데 그쳤다.
3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AI 고속도로’, ‘기본사회’, ‘모두의 성장’ 등 미래 담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정 전반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 원내대표는 인공지능과 기술 발전이 가져올 사회 변화, 청년 고용과 양극화 해소, 지역 소멸 대응과 균형 발전 전략을 차례로 언급하며 국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떠받칠 핵심 기반으로서의 교육은 연설 전반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한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서 “모든 국민이 AI를 도구로 삼을 수 있도록 학습의 기회를 열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학습의 중요성을 원론적으로 강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공교육 체계에서 AI 교육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학교와 교원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어지지 않았다.
청년 문제 역시 교육과 직업 훈련의 연계보다는 제도·정책 차원의 지원책 중심으로 다뤄졌다. 지방 균형 발전과 관련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이 언급됐지만 이 역시 지역 교육 기반 강화나 지방 학교·대학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조명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교육은 미래 전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호출됐지만 이마저도 독립적인 정책 영역으로서의 논의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교육이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임에도 학교와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연설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야 교섭단체대표연설을 두고 조성철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연설의 메시지와 달리 교육은 늘 주변에 머물렀다”며 “AI 시대 대응, 청년 문제, 지역 균형 발전 모두 교육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인데도 여야 대표 연설에서는 교육이 정책의 출발점으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학년을 앞두고 학습 지원과 제도 운영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학교로서는 정치권의 무관심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교육을 국정 과제의 중심에 두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