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육 현장의 혼란과 우려가 여전하다. 교육부가 내놓은 고교학점제 지원 대책에 대해 교총 등 교원 3단체가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 대책이 제도의 안착을 담보하기에는 근본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장 판단을 보여준다.
대책에는 일부 운영 기준 조정이 포함됐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현장 부담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책 방향과 책임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절차만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
특히 공통과목 학점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유지한 점은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가 형식화될 가능성을 키운다. 학교 유형과 지역에 따라 미이수 학생 비율이 크게 다른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이나 맞춤형 지원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학교는 교육적 개입보다 제도 요건을 맞추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교사의 업무 부담 역시 한계다. 선택과목 확대와 함께 평가, 보완지도,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부담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수업과 학생 관리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개별 교사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다.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확대도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 소규모 학교와 지역 여건이 취약한 학교에서는 대면 수업 기회가 줄고, 오히려 선택권의 불평등이 고착화될 우려가 크다. 선택과목 확대가 곧 교육 기회의 확대로 이어진다는 가정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학생 부담을 덜어줄 대책도 여전히 부족하다. 상대평가 구조 속에서 과목 선택은 학습보다 내신 유불리에 좌우되고, 이는 학교 간 경쟁과 서열화를 강화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문제는 형식적 보완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교원단체의 지적은 제도 반대가 아니라 실패를 막기 위한 경고다. 교육부는 문서상의 대책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답을 찾는 근본적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