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교사의 권리를 함께 보장하는 방향으로 학교 운영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는 국가 차원의 정책 권고가 나왔다. 인권교육 강화, 참여 구조 개선, 갈등 해결 방식 개편,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까지 아우르는 종합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는 지난달 12일 교육부 장관과 17개 시·도교육감에게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을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권고안은 전문가 자문, 관계기관 의견수렴, 간담회, 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권고는 ▲인권친화적 학교 환경 조성 ▲인권친화적 교육활동 지원 ▲학교 구성원 권리 보장 제도 구축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
인권위는 우선 학교 구성원의 인권 역량 강화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학생·교원·직원·보호자 대상 인권교육을 법제화하고, 교원의 인권교육 실천 역량을 높일 연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학교 현장에서 인권이 일상적으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의 인권 감수성과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참여권 보장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학생의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를 보장하고, 학생회·교사회(교직원회)·학부모회 등 자치기구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 학교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인권 기반 학교 평가 매뉴얼을 보완하고,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을 위한 컨설팅 기반을 구축해 학교 스스로 조직문화를 점검·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활동 지원 영역에서는 구조적 지원체계 마련이 핵심으로 제안됐다.
학습·정서·행동 등 복합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 지원이 교사 개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통합지원 전문인력 배치를 법제화하고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를 내실화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긴급 상황에서는 보호자 동의 없이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와 특수학급 설치 기준 완화 역시 권고안에 담겼다. 이는 통합교육 환경에서 교사의 부담을 덜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반 조치로 풀이된다.
인권위는 “교사 개인의 책임과 헌신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지원체계를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학교 구성원 권리 보장 제도 구축과 관련해서는 교원 보호 장치를 별도 항목으로 다뤘다.
교사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 교사 건강권 보장 제도 도입, 저경력 교사에게 과도·기피 업무가 집중되지 않도록 업무분장 지침을 정비하는 방안, 교사 대상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의 법제화 등이 포함됐다.
인권위는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육활동 권한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라며 “교원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때 학교 역시 인권친화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내 갈등이나 인권침해 사안 해결과 관련해서는 사법절차 의존을 완화하고, 교육청 단위의 대안적 분쟁해결 기구 설치를 검토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의무적으로 회부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시정조치 약속과 이행 모니터링 장치를 둬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제안했다.
학생 생활지도와 관련해서는 체벌 금지 중심의 현행 규정을 넘어 학생 인권 보장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법령을 정비하고, ‘분리’ 조치의 세부 기준과 학습권 보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가 관련 법령과 정책에 반영돼 학생과 교사를 포함한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인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