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문학 향기가 이번에는 서울 한복판에서 독자들을 만난다. 강릉사랑문인회(회장 김완)가 문예지 『강릉가는 길』 제29집(신국판 변형·600부)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를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 명성문화예술센터 2층에서 개최한다.
1997년 창립 이후 줄곧 강릉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온 문인회가 서울에서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인회 역사와 활동 반경의 변화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문단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릉사랑문인회는 단순한 지역 문학 동호회를 넘어선다. 그 출발에는 ‘스승에 대한 감사’라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김완 회장은 “강릉사범학교 시절 문학을 가르치던 윤명 선생님과 원영동 선생님께 제자들이 사은의 뜻으로 시집을 만들어 드린 것이 시작이었다”며 “그 문학적 인연이 이어져 오늘의 강릉사랑문인회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제자들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돈을 모아 스승의 작품집을 제작했고, 그것이 훗날 『강릉가는 길』이라는 문예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후 강릉 출신 문인들과 강릉에 연고를 둔 문학인들이 참여하면서 문인회는 세대를 잇는 지역 문학 공동체로 성장했다.
특히 초대 명예회장인 극작가 신봉승 선생과 초대 회장 홍성암 소설가, 국어학자 이익섭 교수 등 문단과 학계의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함께해 강릉 문학의 깊이를 더해왔다.
이번 제29집 출간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 개최’다. 김 회장은 “회원 과반수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고, 실제 운영을 맡는 젊은 임원진도 대부분 서울·경기 지역에 살고 있어 자연스럽게 서울 개최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행사 장소가 바뀌었지만 문인회가 지향하는 정신은 변함이 없다. 강릉의 역사와 문화, 사투리, 인물, 자연환경 등을 문학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작업이 바로 『강릉가는 길』의 핵심 가치다.
김 회장은 “강릉은 전통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지역 가운데 하나”라며 “문학 또한 뿌리가 깊다. 문인들의 작품 속에는 강릉의 풍경과 정서, 지역의 혼이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호 역시 시·수필·소설·아동문학은 물론 강릉의 역사와 방언, 지역문화 관련 글들이 폭넓게 담겼다. 단순한 문예지를 넘어 지역문화 아카이브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출판기념회를 이끄는 김완 회장은 교육자이자 아동문학가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용인 현암초등학교 교장인 그는 한국교육신문 논설위원, 경기도초등영어연구회 창설자 등으로 활동하며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변화를 이끌었다.
SBS 교육대상과 한국교총 사도대상 등을 수상한 그는 동화집 『도시로 간 황조롱이』, 『로봇에게 쫓겨난 대통령』 등을 출간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도 이어왔다. 특히 최근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다시 읽으며 삶과 인간관계를 성찰한 글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글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작품 속 메시지를 인용하며 “우리 인생 역시 관계와 책임의 여행”이라고 적었다.
또 제주올레길, 해파랑길, 산티아고 순례길 등 자신의 걷기 여행 경험을 통해 “혼자 걷는 여행 속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과 대화하게 된다”고 회고했다. 교육자와 문학인, 여행자의 시선이 함께 녹아든 그의 글은 지역문학의 경계를 넘어 삶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릉사랑문인회는 앞으로의 과제로 ‘세대 확장’을 꼽는다. 김 회장은 “젊은 세대, 특히 초·중·고 학생들에게 고향 바로 알기와 고향사랑 문학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며 “문학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릉가는 길』이 단순한 동인지가 아니라 강릉의 정신과 문화를 이어가는 기록물이 되길 바란다”며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출판기념회가 강릉 문학을 전국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29번째 책장을 넘긴 『강릉가는 길』. 그 안에는 고향을 향한 문인들의 애정과 세월, 그리고 문학으로 이어진 사람들의 긴 우정이 담겨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출판기념회가 강릉 문학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