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절반 정도가 최근 들어 직업적 자부심 저하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충남 고교생 교사 흉기 피습 등 도를 넘은 교권침해 사건과 정당한 지도조차 악의적 아동학대로 몰리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다수 교원은 처우에 불만족하면서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교권 침해를 당하는 상황에 대해 무력감까지 느끼고 있다. 이에 다가오는 교육감 선거에서의 선택 기준에 대해 교원 대부분은 ‘교권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한국교총이 제45회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8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다.
13일 공개된 조사 내용에 따르면 최근 1~2년간 직업적 자부심이 ‘낮아졌다’는 응답이 49.2%(낮아짐 33.0%, 매우 낮아짐 16.2%)인 반면, ‘높아졌다’는 응답은 12.8%에 불과했다.
현장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는 ‘학생·학부모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교권이 침해될 때’가 67.9%로 압도적이었다.
교직 이탈의 결정적 이유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민원 노출’이 28.9%로 1위였고, ‘낮은 보수 및 수당 동결’이 28.1%, ‘생활지도 무력화 및 교권보호 부재’가 23.5%로 세 가지 원인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현재 보수 수준에 대해 교원의 무려 85.0%가 ‘부족하다’(매우 부족함 40.1%, 부족한 편임 44.9%)고 응답했다.
중대 교권 침해 사항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는 안에 대해서 89.2%가 지지했다. 초등 1~2학년 아동들을 학교폭력예방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자는 논의에 대해선 찬성 42.9%, 반대 46.0%로 비슷했다. 현재 시행 중인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대학 입시 반영하는 안에 대해 92.1%의 교원이 전폭 동의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서도 96.4%의 교원이 찬성했다.
다가오는 6월 교육감 선거에서 교원들이 선택할 신임 교육감에 대해서는 61.6%가 ‘교권 보호 및 교원 권익 신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후보’를 꼽았다. 30.7%는 ‘이념보다 행정 전문성과 소통 중심 후보’를 희망했다.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61.2%의 교원들이 찬성했다. 찬성 응답자(5449명)의 52.6%는 ‘교육 전문성에 기반한 실질적 입법·정책 수립 기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나, 반대 응답자(2298명) 중 51.6%는 ‘교실 내 이념 편향 수업에 따른 가치관 혼란’)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정치기본권 보장과 교육의 중립성 간 균형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정치활동 허용 범위에 대한 법적·제도적 명확화’(36.7)%와 ‘교실 내 편향성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 및 제재 기준 마련’(36.1%)이 비슷한 응답으로 나타났고, ‘교육활동과 사적활동의 구분 기준 마련’(25.3%)이 뒤를 이었다.
교원의 90.8%는 전체 업무 중 행정업무가 차지하는 비율에 대해 ‘40% 이상’에 달한다고 답해 여전히 비본질적 업무 고민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업무 과다로 정상적인 교육 활동에 지장을 주는 수준(60% 및 80%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58.0%에 달했다. 또한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방과후과정의 법제화’에 대해 59.9%이 반대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교원들은 말뿐인 스승의 날 기념식보다 아동학대 신고, 악성민원에 대한 두려움 없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실효적인 교권보호 법제의 마련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중대 교권침해 사항의 학생부 기재’를 필두로,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무고성 악성민원에 대한 교육감 맞고소제 의무화’, ‘모호한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 조항 명확화’, ‘경찰 무혐의 사건의 검찰 불송치’ 등 핵심 5대 교권보호대책을 즉각 추진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