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초소양의 하나로 제시된 수리 소양을 수학 교과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사회·과학 등 전 교과 학습과 연계해 길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교과서에는 이미 수치, 그래프, 측정값, 자료 해석 등 수리적 정보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지만 교사들은 개념 이해와 수업 적용 자료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은 24일 발간한 연구리포트 6호 ‘초·중학교 수리 소양 실태 분석 및 지원 방안 탐색(Ⅰ)’에서 기초소양으로서 수리 소양의 개념을 정련하고 초·중학교 사회·과학 교과에서의 활용 양상과 교사 인식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정연준 연구위원이 책임을 맡았으며, 사회·과학 교과서 21종을 대상으로 수리 소양 관련성을 살폈다.
연구진은 수리 소양을 “일상생활과 각 교과 학습을 지원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수리적 정보를 이해·해석·응용하는 인지 과정과 이를 촉진하는 흥미, 자기효능감, 가치 인식, 끈기 등 비인지적 요소를 함께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이는 수리 소양을 단순히 수학 지식이나 계산 능력으로 좁혀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수리’와 ‘수학’을 구분해 각 교과에서 활용되는 수리적 정보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교과 학습 속에서 수리 소양을 함께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과서 분석에서도 교과별 특성이 확인됐다. 사회과는 통계값, 큰 수, 비율, 그래프 등 다양한 수리적 정보를 활용해 사회·지리 현상을 이해하도록 구성된 경우가 많았다. 수치 정보를 그래프 등 다른 표현 방식과 함께 제시해 학생들이 자료의 크기와 변화를 비교하도록 하는 방식이 두드러졌다.
과학과는 사회과에 비해 수치 제시 빈도는 적었지만 실험과 관찰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수리 소양이 활용됐다. 측정의 정확성, 측정값의 표현, 변인 간 관계 해석 등이 핵심이었다. 연구진은 과학 교과서가 실험·관찰 중심으로 구성돼 수치 자체보다 결과 해석을 안내하는 방식이 많다고 분석했다.
특히 초등학교 사회과 일부 내용에서는 학생들이 수학 시간에 아직 배우지 않은 내용에 기반한 수리 소양을 요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과학과 역시 초등학교급 일부 단원에서 수학 수업보다 앞서 수리적 정보 이해가 필요한 경우가 나타났다. 교과 간 교육과정 연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교사 인식 조사에서는 수리 소양에 대한 이해가 학교급별로 차이를 보였다. 초등학교 교사 중 절반 이상은 수리 소양을 명확히 알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중학교 교사는 약 40% 수준에 그쳤다. 면담에서는 수리 소양을 알고 있다고 답한 경우에도 이를 수학 교과 지식과 혼동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수업 실천은 이미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었다. 초·중학교 교사 절반 이상은 수업에서 수리 소양 관련 내용을 다룬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중학교 과학 교사의 응답률이 높았다. 교사들은 수리 소양 중심 수업이 학생들의 수리적 정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학습 흥미와 참여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업 적용에는 어려움도 컸다. 학생 간 수리 소양 격차, 수업 시간 부족, 교수·학습 자료 부족이 공통적인 장애 요인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교수·학습 자료 개발과 보급을 꼽았고, 이어 학생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수리 소양 개념의 명확화를 요구했다.
보고서는 수리 소양 교육이 현장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차원의 개념 정립과 교과별 지원 자료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과와 과학과처럼 수리적 정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는 만큼 교과별 특성을 반영한 수업 자료와 평가 도구, 교사 연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수리 소양은 수학 교과 안에 머무는 능력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각 교과 학습을 지원하는 기초소양”이라며 “학생들이 수리적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실제 맥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과 간 연계와 현장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