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 재정지원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 개선 방안을 정부 부처에 건의했다. 사업 대상과 평가 기준이 중복되거나 현장 여건과 맞지 않아 대학의 행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교협은 최근 교육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학 재정지원사업 관련 규제개선 방안을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건의는 2월부터 5월까지 다섯 차례 열린 현장소통 간담회를 통해 대학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대교협은 건의서에서 부처별 재정지원사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대학의 사업 수행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사한 목적과 대상을 가진 사업이 별도로 운영되면서 보고서, 회계감사, 실적관리 등이 중복되고 있다고 봤다.
고용노동부 사업과 관련해서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대학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졸업생 특화 프로그램 등 유사 사업을 통합하거나 패키지화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졸업생과 지역청년 등 대상이 겹치는 사업을 각각 운영하다 보니 대학 현장에서는 유사한 서류와 절차를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교 졸업생의 취업 여부를 대학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공DB 조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요구도 포함됐다. 취업 성사와 유지가 사업의 핵심 성과지표지만 대학은 졸업생의 고용보험 정보 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사후관리와 재취업 연계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는 연구생활장려금의 익월 지급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건비와 BK21 장학금 지급액이 기준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액을 연구생활장려금으로 보전해야 하지만, 당월 부족액을 파악하고 지급하기까지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소벤처기업부에는 창업중심대학사업 전담인력 참여율 100% 규정의 탄력적 조정을 건의했다. 대교협은 해당 규정이 다른 부처 창업 관련 사업과의 협력체계를 어렵게 하고, 대학 창업 인프라 확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봤다. 창업분야 재정지원사업 평가도 대응자금 규모 중심에서 창업기업 성장, 창업교육 성과 등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부에는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 가산점 제도 개선, 4단계 BK21사업 신진연구인력 인건비 별도 항목화,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 사업의 국립대 교직원 인센티브 지급 근거 마련 등을 요청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와 관련해서는 특정 항목 중심의 가산점보다 대학별 여건과 학문 특성을 반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공 쏠림, 중도이탈 증가 등 대학 현장의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면 학문단위의 다양성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BK21사업의 경우 박사후연구원 등 신진연구인력 인건비가 교육과정개발비, 산학협력비 등과 경쟁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대교협은 안정적 인력 확보를 위해 신진연구인력 인건비를 별도 항목으로 두고 최소 편성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 사업에서는 사립대와 국립 특성화 지방대학은 인센티브 지급이 가능한 반면, 국립대 교직원은 공무원 신분이라는 이유로 지급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대교협은 사업 참여 독려와 대학 간 형평성 확보를 위해 수당·성과급 지급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의 평가방식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지자체 대응투자 확보 여부가 선정평가의 주요 요소로 작용할 경우 지자체 재정여건에 따라 대학의 참여 기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교협은 국가 첨단전략기술 분야 인재양성 사업인 만큼 대학의 특성화 추진 능력이 평가에 더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이경희 대교협 사무총장은 “대학 재정지원사업 규제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정책개선에 대한 공론화를 확대해 제도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