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소셜미디어 확산으로 허위정보와 딥페이크 등 디지털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국가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학교 교육과정은 물론 학교 밖 청소년과 정보취약계층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교육체계를 구축해 국민의 정보판단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회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사실과 허위를 구분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 발달로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영상·음성·이미지가 확산되면서 딥페이크 성범죄와 보이스피싱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범죄 청소년 피의자는 2022년 52명에서 2024년 548명으로 급증했으며, 집중단속 결과 피의자의 92.0%가 10~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육부 조사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딥페이크 발생 원인으로 '장난'을 가장 많이 꼽아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여러 부처와 기관에서 개별 사업 형태로 추진되고 있어 종합적인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 어렵고, 학교 교육과정에도 체계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가정 청소년, 노인·장애인 등 정보취약계층은 교육 기회에서 소외되기 쉬워 미디어 격차가 사회적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안은 국가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추진체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무총리 소속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으며,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가 학교 교육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반영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교원 양성과 연수를 지원하도록 했다.
아울러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가정 청소년,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AI 생성 콘텐츠 식별 교육도 제도화했다. 교육부는 2년마다 국민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준을 조사해 공표하고, 매년 교육 추진 실적과 성과를 담은 연차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학교 안팎을 아우르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기반이 마련되고, 생성형 AI 시대에 필요한 비판적 정보판단 능력과 디지털 시민성을 체계적으로 기를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의원은 제안이유에 대해 "미디어는 시민이 세계를 인식하고 공적 사안에 참여하는 핵심 통로가 됐지만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조작인지 가려내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교육 추진체계와 지원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읽는 능력을 넘어 가려내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라며 "미디어를 판단하는 힘은 민주주의의 기본 토대인 만큼 국가가 책임지고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