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협력, 강제보다 시간·자율성 보장이 먼저

2026.08.05 18:49:34

한국교원교육학회지 게재 논문
형식적 협력은 한계…수업 중심 조직문화 제안
협력 시간·공간 재설계해야 전문성도 성장

교사 협력을 개인의 의지에 맡기기보다 학교의 시간과 공간, 책임 구조를 재설계하는 조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협력을 일률적으로 요구하거나 실적 중심으로 운영할 경우 형식적인 회의와 추가 업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수업과 학생 학습을 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김도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교원교육학회 학술지 ‘한국교원교육연구’ 제43권 제2호에 게재한 논문 ‘교사의 고립에서 전문적 협력으로: 학교 조직 설계 관점에서의 교사 협력 재개념화’에서 교사 협력을 학교 조직 안에서 시간과 공간, 규범, 책임 구조를 통해 설계되는 ‘전문적 상호 의존 체계’로 제시했다.

 

논문은 분리된 교실에서 개별적으로 수업하는 학교 구조가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고립을 구조화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협력이 개인의 선택이나 추가 업무로 인식되면서 학교 차원의 전문성 축적과 공동 성장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연구는 협력의 반대 개념은 독립성이 아니라 고립이라며, 협력은 개인의 책임을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 판단을 동료와 함께 발전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협력을 자료 공유와 정보 교환 중심의 ‘얕은 협력’과 공동 수업 설계·수업 관찰·성찰까지 이어지는 ‘깊은 협력’으로 구분했다. 깊은 협력은 수업 개선과 교사효능감, 직무 만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행정적 실적 관리와 결합하면 회의와 결과물 중심의 ‘인위적 동료성’으로 변질돼 교사의 자율성과 심리적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 협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위계적 조직문화와 경쟁적 제도 환경, 협력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 공간, 부족한 시간이 꼽혔다. 특히 수업과 행정업무로 협력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협력은 일상적인 학교 문화로 자리 잡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연구는 ▲강제·실적 중심 협력 지양 ▲수업 중심 학교문화 조성 ▲협력이 가능한 물리적·온라인 공간 마련 ▲정규 근무시간 안에서 협력 시간 보장 등을 전문적 협력을 위한 조직 설계 원리로 제시했다. 협력을 새로운 업무로 추가하기보다 학교 운영의 기본 방식으로 설계해야 지속 가능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교사 협력은 책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함께 지는 과정”이라며 “교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협력이 가능한 조직을 설계하는 것이 학교의 전문성을 높이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개념적 연구인 만큼 학교 현장에서 조직 설계가 실제 협력과 수업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 wks123@tobeunicorn.kr, TEL: 1644-1013,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조성철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