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30만…“유치 넘어 취업·정착으로”

2026.08.24 20:21:36

유학생 유치 국회 정책 토론회
졸업 후 진로 국가 단위 관리체계 구축 제안
비자 개선·산학협력·지역 정주 연계 강화 주문

외국인 유학생 30만명 시대를 맞아 정책의 중심을 ‘유치’에서 ‘교육-취업-정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충원 수단에 머물지 않고 유학생을 지역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할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교육부·법무부·지자체·대학·기업으로 나뉜 지원체계를 연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와 한국이민정책학회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준혁·박범계·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취업·정착 연계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재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올해 2월 기준 31만4397명으로 정부가 ‘Study Korea 300K 프로젝트’를 통해 세운 2027년 30만명 목표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2025년 4년제 대학 외국인 학생의 89.7%를 사립대학이 교육하고 있다.

 

 

이날 발제자들은 양적 확대 이후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무게를 뒀다. 임동진 한국이민정책학회 회장은 미국·영국·호주·캐나다·독일·일본 등 주요국 정책을 분석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교육서비스 대상이 아닌 미래 산업을 이끌 전략적 인재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요국이 교육과 취업, 장기체류, 지역정착을 하나의 경로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은 외국인 유학생 정책의 가장 큰 과제로 졸업 이후 진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점을 꼽았다. 법무부의 체류자격 변경, 고용노동부의 외국인 고용, 교육부의 취업통계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졸업 후 취업과 정착을 추적할 수 있는 국가 단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학생의 전공과 산업 수요 간 불일치도 과제로 제시됐다. 외국인 유학생의 66.7%가 어학·경영학 등 인문사회계열에 편중돼 있어 이공계와 첨단산업 분야의 인재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졸업 후 국내 취업 의사가 높더라도 취업정보 부족과 유학생 비자의 활동 제한으로 현장실습이나 인턴십 등 진로 탐색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도 지적됐다.

 

토론에서도 ‘유치 실적’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문성제 선문대 총장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가 대학별 실제 유학생 교육·관리 수준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양적 확대와 함께 교육의 질을 관리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기 고신대 총장도 “얼마나 많은 유학생을 유치할 것인가”보다 유학생을 어떻게 우수 인재로 성장시켜 국내 취업과 지역 정착으로 연결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문계 유학생에게 복수전공·부전공·마이크로디그리와 기술자격·직무교육 기회를 제공해 산업 수요와 취업역량을 연결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도 유치에서 정착까지 이어지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4월 민관 합동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를 출범시켜 시간제 취업과 비자 플랫폼, 졸업 후 정착 등을 포함한 전주기 이민 경로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지역대학 졸업생이 지역에서 취업·정착하는 방안도 검토해 오는 9월 관련 과제를 종합한 최종 보고를 내놓을 예정이다.

 

전민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은 “유학생 30만명 달성은 정책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어야 한다”며 “이제는 얼마나 많이 유치할 것인가를 넘어 어떤 인재를 어떻게 교육하고 취업과 정착으로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과 지방정부, 지역기업이 교육부터 채용과 정착까지 함께 책임지는 지역 중심 인재양성 모델의 확산을 주문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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