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고민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9일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피해 응답률이 6년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등학교의 피해 응답률이 5.7%에 달해 어린 학생들의 교우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또 집단따돌림과 신체폭력이 다시 증가하고, ‘야차룰’이나 스파링 같은 신종 폭력이 확산하는 현상을 보인다. 비록 소폭 증가라고는 하지만, 수년째 각종 대책이 쏟아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번 발표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학교가 대립과 법적공방을 벌이는 사법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의 심의 결과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정된 비중이 무려 22.1%에 이른다는 것은 학교 현장의 대화와 교육적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학생 간 사소한 오해나 갈등마저도, 현행 제도의 한계 탓에 사법적 심의 절차로 넘어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지난 3월 도입된 ‘관계회복 숙려제도’를 학폭 사안처리의 핵심 절차로 하고, 초등 1~2학년 대상 관계회복 프로그램 신설하겠다는 계획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담당 교원의 업무 부담을 덜어줄 인력·재정 지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여기에 학교전담경찰관(SPO) 체제의 과감한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찰관 1명이 10개가 넘는 학교와 4000명이 넘는 학생을 담당하는 구조로는 깊이 있는 예방교육도, 신속하고 전문적인 사안 대응도 불가능하다. 또 SPO에게 실질적인 사법적 조사 권한을 부여해 학폭 사안의 조사와 법적 처리를 전담토록 해야 한다. 그래야 학교가 피해 학생의 치유와 학생 간 관계 회복에 전념할 수 있다.
교사가 사법 행정의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 전문가로서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