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소지를 제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전국 초·중·고 6곳 중 1곳가량은 아직 관련 학칙을 정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를 등교 때 수거하는 학교 비율도 지역에 따라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데다 규정을 피하기 위한 ‘세컨드폰’까지 등장하면서 학교 현장의 생활지도 부담을 줄일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1만1868곳 가운데 지난 7월 31일 기준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 관련 학칙 정비를 마친 학교는 9879곳(83.2%)이었다.
나머지 1989곳(16.8%)은 새 학년도 개학 이후에도 관련 기준을 학칙에 반영하지 못했다. 지난 3월 1일 시행된 개정 ‘초·중등교육법’은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소지를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학칙을 마련한 학교도 휴대전화 관리 방식은 크게 달랐다. 크게 학생이 휴대전화를 소지하되 수업 중 사용을 제한하는 ‘개인소지 허용형’과 등교 때 일괄 수거해 정규수업 또는 방과후활동이 끝난 뒤 돌려주는 ‘분리보관형’으로 나뉘었다. 전국 평균은 개인소지 허용형 57.6%(5688곳), 분리보관형 42.0%(4145곳)였다.
지역별 차이는 컸다. 부산은 57.1%, 제주는 54.5%가 분리보관 방식을 적용한 반면 전북은 15.6%에 그쳤다. 부산과 전북의 격차는 약 3.6배다. 강원은 69.3%, 충북은 64.9%가 개인소지를 허용했고 경북은 49.2%가 분리보관 방식을 택했다. 같은 법을 적용하면서도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휴대전화 관리 방식이 상당히 달라지는 셈이다.
서울에서도 학교별 방식이 엇갈렸다. 자료에 따르면 1181곳 가운데 25.2%는 휴대전화를 학생이 소지하면서 수업 중에만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32.2%는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도 사용을 제한했다. 등교 때 휴대전화를 수거해 정규수업 종료 후 돌려주는 학교는 36.6%, 방과후활동 종료 뒤 돌려주는 학교는 3.6%였다.
문제는 서로 다른 학칙과 관리 방식에 따른 집행 부담이 교사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휴대전화 수거 과정에서 학생과 실랑이가 벌어지거나 분실·파손 책임을 둘러싸고 학부모 항의를 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압수 기간이나 징계 수위 역시 학교에서 판단하고 학생·학부모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규정을 피하기 위해 별도의 ‘세컨드폰’을 학교에 가져오는 사례도 제기됐다. 수거용 휴대전화를 따로 제출하고 실제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숨기는 방식이다. 이 경우 교사는 휴대전화 사용을 단속하면서 관련 민원까지 대응해야 해 생활지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소지 제한 제도가 학생의 학습권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규제 강도의 형평성 문제, 현장 혼란에 따른 학생·학부모와 교사 간 갈등이 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학칙 정비가 늦어진 원인을 살펴보고 단순히 규정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안전 우려, 교원의 생활지도 여건 등 함께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향후 계획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