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과 교권, 교원정책 등 굵직한 교육 현안이 쌓여가고 있지만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교육은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경제와 AI, 개헌과 사법·정치 현안 등에는 상당한 비중을 할애한 반면 학교와 대학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해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동산과 주식, 법치, 국방, 국가재정 등을 폭넓게 거론하고 정부·여당의 사법정책과 개헌 추진에도 각을 세웠다. 반도체 산업과 정부 예산안, 미래대응기금 등 경제·재정 문제도 주요하게 다뤘다.
정 원내대표는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과 군 복무 경력 인증제 등을 포함한 ‘국민을 지키기 위한 7가지 약속’도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과 청년 문제까지 언급했지만 이를 교육이나 인재양성 정책과 연결하지는 않았다.
특히 교육 분야는 별도의 정책 영역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비롯해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 교원정책 등 학교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국가재정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도 교육재정에 대해서는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전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교육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김 대표는 민생과 AI 경쟁력 강화, 지역균형발전, 주택 공급, 경찰개혁, 개헌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전국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과 청년 문제에 대한 여야 공동 대응도 강조했다.
교육과 직접 접점이 있는 내용은 인재양성 정도였다. 김 대표는 AI·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활용한 ‘미래대응기금’을 제안하면서 성장과 청년, 지방, 인재양성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의 지역 확산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 문제에도 대학이 등장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 지방의회, 대학, 시민사회, 기업, 노동계가 참여해 반도체 인력의 안정적인 지방 이전과 효율적인 운용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학은 지역 산업정책을 뒷받침하는 참여 주체로 언급됐고 학교·대학 교육 전반에 대한 별도의 정책 구상은 제시되지 않았다.
여야가 교육을 주요 의제로 다루지 않은 것은 현재 국회와 교육계를 둘러싼 상황과도 대비된다.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추진을 놓고 교육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도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한 교원 정원 감축 문제와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 정서위기학생 지원 등 학교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초등 저학년 수업시간 확대 논의까지 불거지면서 학교 현장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대학 육성과 AI·첨단산업 인재양성 역시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국회 차원의 정책 논의가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정기국회에서 각 당의 국정 운영 방향과 입법 우선순위를 국민에게 제시하는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이 같은 교육 현안이 주요 의제로 올라오지 못했다. 여당은 미래 산업과 인재양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교육정책으로 이어가지 않았고 제1야당 역시 정부의 재정·산업정책을 집중 비판하면서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AI와 반도체, 청년과 지역의 미래를 강조한 여야가 이를 뒷받침할 학교와 대학의 역할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 않은 셈이다. 교육 현안을 둘러싼 논쟁이 국회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 대표연설에서는 교육의 비중이 여전히 낮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