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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샘, 저 진짜 벼락 거지 된 것 같아요. 동기들은 주식으로 벌써 몇천만 원씩 벌었다는데, 저만 뒤처지는 것 같아 무섭습니다. 솔직히 주식은 무서워서 못 하겠어요. 그냥 가족과 살 보금자리만 하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6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 동네 선호하는 아파트는 10억 원쯤 해요. 월급으로 300만 원씩 받는 부부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10억 원짜리 집을 살 수 있을까요? 도와주세요!” |
정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대출을 이용해야 합니다. 자기 돈 다 내고 10억 원짜리 집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10억 원을 ‘다 모아서’ 사겠다는 생각 자체가 틀렸습니다. 그건 자본주의 시스템을 정면으로 오해한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대출은 무서운 거잖아요?”
우린 어릴 때부터 빚지면 패가망신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두 가지 빚이 있습니다. 좋은 빚과 나쁜 빚입니다. 분에 넘치는 새 휴대전화, 새 자동차, 새 가방을 사기 위해 내는 대출은 내 지갑을 갉아 먹는 나쁜 빚입니다. 어른들이 위험하다고 한 빚은 이런 겁니다. 반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집’을 사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은 좋은 빚입니다. 오죽하면 나라에서도 장려할까요?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같은 정책 상품, 들어보셨죠?
“매달 나가는 원리금이 너무 부담돼요.”
영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이라는 것이죠. 연봉 5000만 원인 사람이 매년 빚 갚는 데 4000만 원을 쓰면? 남은 1000만 원으로 1년 동안 생활하기 힘들 겁니다. 그래서 나라에서 안전장치를 걸어뒀습니다. 이게 바로 DSR이라는 겁니다.
영끌 대출은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대처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영끌 대출은 쉽게 일으킬 수 없습니다. 나라에서 정해놓은 안전장치(DSR)를 스스로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최대한 받고, 공제회 대여까지 가득 채운 뒤, 지인 찬스까지 써야 그게 바로 영끌입니다. 그러니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금리가 오르면 정말 매콤한 맛을 보게 되실 겁니다.
대출을 일으키셨다면? 이땐 맞벌이의 힘이 발휘됩니다. 우선 한 사람의 연봉으로 온 가족의 생활비를 깔끔하게 해결합니다. 그리고 남은 한 사람의 연봉은 고스란히 원리금 상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대신 남들처럼 방학마다 해외여행 가기는 힘들어집니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습니다. 좋은 집을 갖고 싶으면, 여행과 쇼핑은 당분간 포기하셔야 합니다.
“대출 도대체 언제 다 갚나요?”
굳이 빚을 다 갚으려고 하지 마세요. 집은 원래 집으로 사는 것입니다. 시작부터 한 방에 10억 원짜리 집을 사는 건 너무 힘듭니다. 계단을 오르듯 단계별로 올라가야 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집을 대출 끼고 첫 집으로 매수해 보세요. 할인할 때 산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뒤, 부동산 하락장이 또 왔을 때, 내가 살고 있는 집을 발판으로 모아 놓은 돈을 보태 다음 상급지로 갈아탑니다. 이때 내가 가지고 있던 집에 대출이 남아 있어도 됩니다. 다음 집으로 옮겨갈 때 대출을 새로 일으키면 되니까요.
자본주의라는 게임을 끝낼 때까지, 내 집에 빚은 일정 부분 남아 있어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빚의 가치도 녹아내립니다. 지금 빌린 1억 원이 20년 뒤에는 훨씬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 됩니다. 만일 전액 상환하고 싶은 날이 온다면, 갖고 있던 집을 팔고 조금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 됩니다.
“집값이 내려가면 어쩌죠?”
1주택 실거주자에게 하락장은 오히려 기회입니다. ‘상급지 갈아타기 대세일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5억 원짜리 우리 집이 1억 원 떨어질 때, 내가 가고 싶던 10억 원짜리 집은 보통 더 많이 떨어집니다. 두 집 사이의 격차가 오히려 좁혀진다는 뜻입니다. 모아야 할 돈의 절대적인 액수가 줄어들었으니 갈아타기엔 이보다 더 좋은 적기가 없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집값 내렸다고 은행에서 목돈 갚으라고 하면 어떡하냐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정해진 기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기한의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한민국 금융권에서 가장 사랑하는 0순위 고객이 누구인지 아시나요? 바로 매달 ‘따박따박’ 끊기지 않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들어오는 대한민국 교사들입니다. 매달 약속한 원리금만 꼬박꼬박 잘 내면, 은행은 끝까지 선생님의 편이 되어 줄 겁니다.
빚내는 것, 무서우시죠? 다들 그렇습니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인 ‘신용’을 창고에 썩혀두지 마십시오. 우리 함께 대출 공포증이라는 괴물을 부숴 봅시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익숙해집니다. 수억 대출이 있어도 소비 통제만 잘 한다면 일상생활이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시대’라는 말을 아시나요? 조선시대, 중세 시대 같은 거요. 조선시대는 유교가 중요했습니다. 충과 효를 모르면 관아에 끌려가 곤장 맞기 딱이었죠. 살기 위해선 유교의 핵심 가치를 알아야 했습니다. ‘군신유의, 부자유친’ 모르면 큰일 났죠.
하지만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닙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빚’이라는 녀석을 알아야 합니다. 자본주의가 빚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매달 17일에 받는 월급도 알고 보면 빚입니다. 정부가 낸 빚이죠.
빚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가요? 그럼, EBS에서 펴낸 <자본주의>라는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꺼운 책이 부담된다면, 유튜브에 EBS 자본주의라고 검색해 보세요. 다큐멘터리 몇 편이 나옵니다. 그것만 챙겨 보셔도 세상이 다르게 보일 거라고 장담합니다.

◇대출 상담의 비밀◇
Q.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처럼 이자 싼 대출은 특권이죠?
A. 30대 전후 교사라면 디딤돌이나 신생아 특례 대출 자격부터 조회해 보는 게 순서입니다. 금리 면에서 확실히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신생아 특례는 시가 9억 원 이하 아파트까지만 가능한데요. 9억 원보다 비싼 아파트를 살 여력이 충분히 된다면? 이자 아끼겠다고 9억 원 상한을 둘 필요는 없습니다. 이자 좀 더 내더라도, 자산 가치가 높은 집을 사는 게 더 장기적으로 이득일 수 있어요.
Q. 일부러 비싼 시중 은행 대출 쓰는 사람도 있나요?
A. 지인 중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다니는 직원이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자기 회사 상품인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을 이용하지 않았어요. 대신 시중 은행 상품을 이용했습니다. 6억 원보다 더 비싼 집을 사기 위해서였죠. 눈앞의 이율보다 우량 자산을 사는 게 훨씬 이득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분은 원리금 상환 여력이 충분했거든요.
Q. 은행이 아닌 보험사에서 빌리면 신용등급이 나빠지나요?
A. 많은 선생님이 제2금융권이라는 이유로 보험사를 무작정 꺼리십니다. 하지만 보험사 대출을 쓴다고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주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규제(DSR) 면에서 은행은 40% 한도이지만, 보험사는 50%까지 나옵니다. 한도가 조금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라면 보험사가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게다가 은행 상품은 월급통장이나 카드 실적 등 부수거래 조건이 복잡하지만, 보험사는 깔끔하고 담백하게 최저 금리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보험사 상품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Q. 집 앞 은행 가니까 대출 안 된대요! 저 이제 집 못 사는 건가요?
A. 대출은 앞집이 다르고 옆집이 또 다릅니다. 은행마다, 보험사마다 우대해 주는 조건이 완전히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같은 브랜드 은행이라도 지점에 따라 금리와 한도가 미세하게 달라집니다. 지점장의 자체 권한이나 그달의 실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창구 직원이 안 된다고 해도 절대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규제 때문이 아니라 ‘그 점포’의 한도가 소진되어서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옆 은행으로 가면 거짓말처럼 아주 시원하게 대출 승인을 내줄 수도 있습니다. 거절은 끝이 아닙니다. 손품 발품 꼭 팔아보세요.
Q. 진짜 실력 있는 대출 전문가는 어디서 찾죠?
A. 방법은 생각보다 아주 간단합니다. 동네 도서관에 가서 부동산 대출 관련 책을 딱 5권만 빌려 읽어보세요. 그중 성향이 가장 잘 맞고 신뢰가 가는 저자를 한 명 고르는 것입니다. 책날개에 적힌 저자의 블로그나 카카오톡 채널로 사연을 담아 메시지를 보내보세요. 그 전문가가 문제를 바로 해결해 줄 것입니다. 책 속에 길이 있습니다.
Q. 부동산 사장님이 소개해 준 은행이나 보험사에 대출받아도 될까요?
A. 내가 알아본 곳보다 이율이 저렴하다면, 당연히 받아도 됩니다. 대신 이걸 꼭 기억하세요. 은행이나 보험사에서는 손님을 소개해 준 부동산 사장님에게 소정의 알선 수수료를 지급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내는 상품 비용이 더 오르는 건 아닙니다. 이때 부동산 사장님께 슬쩍 알선 수수료를 나눠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세요. 밑져야 본전입니다.
Q. 대출 알아봐 주는 사람한테 수수료를 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출모집인들은 대출이 실행되면 은행으로부터 정당한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니 미안해하거나 눈치 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당당하게 여러분의 상황에 맞는 최고 조건이 무엇인지 문의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