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8월 21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내국세의 20.79%를 연동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새로운 산식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교직원 인건비 등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교육비의 특성을 고려해 학령인구 변화율은 35%만 반영하고 산출된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줄어들 경우 그 차액을 국가가 보전하도록 법률에 명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로서도 학령인구 감소를 재정에 반영하면서 교육재정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막겠다는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생각은 다르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현행 내국세 20.79% 연동률을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의 개편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같은 기본적인 교육재정 수요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AI·디지털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기초학력 보장, 돌봄과 안전 등 새로운 교육수요 역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이 논리를 소규모학교의 시설관리 인력 문제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는가.
강원을 비롯한 농산촌 지역에는 학생 수가 많지 않은 소규모학교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학교 건물과 시설까지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교실과 급식실, 체육관, 운동장, 전기·소방·냉난방시설, 담장과 옹벽, 배수로와 수목 등은 그대로 남는다. 특히 농산촌의 오래된 학교는 제설과 동파 예방, 배수시설과 경사지 점검, 수목과 전기설비 관리 등 지속적인 시설관리가 필요하다.
학생 수가 감소한다고 이러한 관리업무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10명이라고 해서 학교 건물이 10명 규모로 축소되는 것도 아니며 시설 안전관리 수준을 낮출 수도 없다. 현재 일부 학교에는 시설관리직이 상시 배치되지 않고 교육지원청의 순회지원 등을 통해 업무를 보완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를 학생 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학교별 실제 시설관리 수요가 인력배치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순회지원은 필요한 제도이지만 상시관리와 기능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 시설관리는 고장이 난 뒤 수리하는 것뿐 아니라 누수, 난간의 풀림, 배수구 막힘, 수목 위험 등 작은 이상 징후를 평소 발견하고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심은 모든 소규모학교에 일률적으로 시설주무관 한 명을 배치하자는 데 있지 않다. 학생 수뿐 아니라 학교 부지와 건물 규모, 시설 노후도, 위험요인, 제설·수목관리 수요, 긴급대응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수준의 시설관리 기능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학생 수는 줄어도 학교 시설은 남고 시설은 계속 노후화되며 안전관리 책임도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시설관리 인력의 필요성은 학생 수만이 아니라 실제 관리해야 할 시설의 규모와 위험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학교 시설관리는 고장 난 시설을 수리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사고나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조치하는 예방적 관리다. 수도관의 작은 누수, 들뜨기 시작한 보도블록, 느슨해진 난간의 나사, 막혀가는 배수구, 통학로 쪽으로 기울어진 수목과 같은 문제는 정기점검만으로 모두 발견하기 어렵다. 평소 학교 시설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시설 안전은 ‘일상의 관찰’에서 시작된다. 교육지원청의 순회지원은 여러 학교에 전문적인 시설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한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제도다. 그러나 여러 학교를 정해진 일정에 따라 방문하는 순회지원이 한 학교의 시설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상시관리 기능까지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렵다. 특히 누수, 정전, 난방고장, 폭설·집중호우에 따른 시설 이상처럼 예고 없이 발생하는 상황에는 신속한 대응체계가 중요하다.
소규모학교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교감이 배치되지 않은 학교가 있고 행정실 역시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어 상시적인 시설관리 기능이 충분하지 않으면 시설점검과 긴급대응의 부담이 행정실 직원 등 다른 교직원에게 더해질 수 있다. 이를 시설 업무를 맡지 않은 다른 직원이 떠맡게 된다면 단순한 업무분장의 문제를 넘어 전문성을 발휘하여야 하는 학교의 안전관리 체계 자체가 취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순회지원과 상시관리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순회지원의 전문성과 효율성은 살리되 학교별 시설 규모와 노후도, 위험요인에 따라 일상적인 점검과 긴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상시관리 기능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이 문제의 기준은 인력 한 명의 배치 여부가 아니라 학생과 교직원이 생활하는 학교가 언제나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가에 두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쟁과 소규모학교의 시설관리 문제는 서로 다른 사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문제에는 공통된 질문이 있다.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필요한 재정이나 관리수요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시설주무관의 배치가 학생 수로만 그 기준을 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육감들은 정부에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교육재정 수요까지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학교가 존재하는 한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비용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원칙은 학교 시설관리 문제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 건물과 운동장은 남는다. 전기·소방·냉난방시설, 담장과 옹벽, 배수로와 수목도 계속 관리해야 한다. 시설은 학생 수와 관계없이 노후화되고 학교가 부담해야 할 안전관리 책임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학생 수와 시설관리 인력의 배치를 단순히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별 시설의 규모와 노후도, 위험요인, 관리업무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시설관리 기능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곧바로 교육재정 수요의 감소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면 학교 현장의 시설관리 역시 학생 수나 학교 규모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시설관리 수요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일관된 접근일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재정 수요의 동일한 감소를 뜻하지 않는 것처럼 학생 수 감소 역시 시설관리 수요의 동일한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따라서 학생 수만이 아니라 실제 시설관리 수요와 안전관리 책임을 함께 보아야 한다. 이것이 두 문제를 연결하는 핵심 원칙이다.
경제학에서는 생산량이나 이용자 수가 줄어도 쉽게 감소하지 않는 비용을 고정비용이라고 한다. 학교 시설관리에도 이와 유사한 고정적·준고정적 관리수요가 존재한다. 학생 수가 500명에서 100명으로 줄었다고 소방시설을 5분의 1만 관리할 수는 없고 100명에서 20명으로 줄었다고 전기안전 점검을 5분의 1로 줄일 수도 없다. 소방시설, 전기설비 등 기본적인 안전관리 수준은 학생 수와 관계없이 유지되어야 한다. 학생 수는 줄어도 필요한 안전의 수준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학교 시설관리의 필요성을 판단할 때에는 학생 수만이 아니라 실제 관리수요를 함께 살펴야 한다. 학교 부지와 건축연면적, 건물 동수와 노후도, 전기·기계설비의 규모, 옹벽·경사지와 수목, 체육·놀이시설, 제설 수요, 교육지원청과의 거리와 긴급대응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객관화하기 위해 이러한 요소를 반영한 ‘학교 시설관리 수요지수’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학교별 시설관리 수요를 평가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관리수요가 있는 학교에는 필요한 최소한의 상시 시설관리 기능을 보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모든 소규모학교에 시설주무관 한 명씩을 일률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인력과 재정 여건상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학교별 시설관리 수요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우선 노후 건물이 많거나 부지가 넓은 학교, 옹벽·경사지가 있거나 제설·수목관리 수요가 큰 학교 등 시설관리 부담이 높은 곳에는 상시 시설관리 인력을 우선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인접한 소규모학교를 권역으로 묶어 전담 인력을 두는 방식도 가능하다. 다만 여러 학교를 단순 순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별 책임관리체계를 마련해 시설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누수, 정전, 난방 고장, 폭설·집중호우, 수목 전도처럼 예고 없이 발생하는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긴급출동체계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학생 수나 학교 규모에만 의존하기보다 학교별 시설 규모와 노후도, 위험요인, 관리업무량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시설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국 핵심은 ‘학교마다 직원 한 명을 더 배치해 달라’는 데 있지 않다. 학교가 존속하는 한 그 시설과 위험도에 맞는 최소한의 상시적 시설관리 기능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이 문제를 판단하는 마지막 기준은 교육의 형평성이어야 한다. 큰 규모 학교의 아이와 작은 규모 학교의 아이는 똑같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권리가 있다. 학생 1000명이 다니는 학교의 난간과 학생 10명이 다니는 학교의 난간은 똑같이 안전해야 한다.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소방시설이나 전기시설, 냉난방시설의 안전관리 수준이 낮아져서는 안 된다.
국가와 교육청이 소규모학교를 학교로 존속시키기로 했다면 그 학교가 정상적인 교육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관리 체계와 안전관리 기능도 함께 보장해야 한다. 전국의 교육감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강조하는 핵심도 이와 맞닿아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교육재정 수요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원칙은 작은 학교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 시설은 남고 시설은 계속 노후화되며 안전관리 책임도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학생 수가 많고 적음이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필요한 수준의 안전이 실제로 보장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작은 규모 학교의 아이에게도 큰 규모 학교의 아이와 같은 수준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작은 학교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학생 수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에게 동등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교육의 형평성 원칙이다.
학교가 학교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교육활동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기본적인 안전관리 기능도 함께 갖추어져야 한다. 어느 지역의 어느 학교에 다니든 아이들이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교육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