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교감·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발 과정에서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성적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교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취득 성적까지 일괄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교원 간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점수 폐지 반대 전국본부’ 소속 교사들은 26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행규칙 개정안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날 교사 13명이 참가해 삭발 시위를 벌였으며, 전국 14개 지역 교원 1616명이 참여한 탄원서와 결의문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교사들은 “이미 받은 점수는 받은 규칙대로, 새 제도는 새 이수자부터”라며 "기존 성적 취득자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것은 교육부가 9월 11일 입법예고한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이다. 개정안은 교감·원감 자격연수 응시대상자 순위명부에 반영하던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성적을 제외하고, 종전 규정은 2029년 12월 31일까지 적용하도록 했다.
현재는 연수 성적을 9점 만점으로 환산해 평정한다. 100점이면 9.000점, 90점이면 8.750점이 반영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2030년부터 과거 취득 성적도 반영되지 않는다. 이는 2020년 자격연수 평가방식이 상대평가에서 합격·불합격(P/F) 방식으로 바뀐 데 따른 조치다.
교사들은 평가방식 변경과 별개로 기존 성적의 효력을 없애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전국본부는 지난 13일 작성한 의견서에서 “국가가 부여한 성적의 가치를 사후에 일괄적으로 무효화하는 이번 조치는 국가 제도에 대한 합리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신뢰보호 원칙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경과조치의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교감 자격연수 대상자 명부가 매년 봄 작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종전 성적을 반영할 수 있는 마지막 명부는 사실상 2029년 명부라는 설명이다.
전국본부는 “같은 시험에서 100점을 받고도 육아휴직 1년 등의 사유로 명부 등재가 2030년으로 밀리는 교원은 점수가 0점이 되어버리는 심각한 불이익과 차별을 겪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동일한 성적을 취득했더라도 명부 진입 시점에 따라 평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 의견수렴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전국본부는 교육부가 정책연구와 시·도교육청 의견수렴 등을 거쳤지만 기존 성적 취득자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견서에서는 정책연구 담당 연구자의 “현장교사의 말을 더 들었어야 했다”는 발언도 인용했다.
전국본부는 “교육부는 합리적인 대안들을 배제한 채 일방적인 제도 폐지를 강행했다”라며 "대체 평가요소 마련 등 다른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 경과조치 종료 시점의 정책적·통계적·법적 근거를 공개하고, 기존 성적을 활용하지 못하는 교원 규모를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종전 성적 취득자에게 실질적인 활용 기회를 보장하도록 경과조치 기간과 적용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본부는 “국가의 공식 평가 제도를 믿고 헌신해 온 교원들에게 제도 변경의 부담과 불이익이 일률적으로 전가돼서는 안된다”라며 개정안 수정을 요구했다.
전국본부는 향후 법제처에 경과조치 관련 의견서를 제출하고 국회 교육위원회에도 후속 질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개정안이 수정 없이 공포되면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