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도 예외 아니다” 인식시켜야

2005.04.29 10:03:00

어린시절 학교를 다니면서 할 수만 있다면 빠지고 싶은 일들 중 대표적인 것이 예방주사를 맞는 일이었다. 두려움에 도망치고도 싶었다. 하지만 예방하지 않으면 크게 아프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를 돌려 두 눈을 꼭 감고 예방주사를 맞아야 했다. 보고 있는 여자친구들에게 창피해서 의연한척 했지만 그 날이면 학교를 가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같은 학교, 학은 학급의 친구들을 놀리고 괴롭히고 때리거나 갈취하는 등의 학교폭력문제도 “나는 건강하다”고 외치기보다는 “나도 예외는 아니야”라는 의식을 가지고 가정, 학교, 사회가 합심하여 예방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가벼운 감기기운이 심각해져 몸을 꼼짝도 못하게 하는 법이다. 학교폭력도 이와 같아서 사전에 예방하지 않고 작은 조짐을 방치하면 심할 경우 꽃다운 생명을 앗아가거나 평생을 신체적 정신적 불구로 남게 되는 것을 구체적인 사례들로 알 수 있다.


문제는 어떤 예방교육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이다. 먼저 학교폭력은 범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가벼운 사안이라도 누적되면 가해자 피해자 모두에게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신체적 약점이나 버릇 때문에 장기간 놀림을 받아온 것을 스스로 이겨내거나 어디에도 호소하지 못하고 정신분열이나 자살에 이른 사례들이 있다. 그리고 고자질, 이간질과 정당하지 못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 대한 신고가 다르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자신과 타인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 등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내용들은 집단교육으로 가능한 부분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소규모로 진지하게 다루어져야만 성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일시적인 단기교육보다는 장기간동안 지속적으로 교육되어져야 하며, 개인적으로 분리되어서 보다는 구성원들이 함께 공감하며 교육될 때 성과를 볼 수 있다. 인식에서 머물지 않고 반드시 실천해야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는 올해 초 학교폭력예방교육센터(소장 정규원)를 출범시켜 교사직무연수, 학부모교육, 예방교육워크숍, 전문강사양성, 전문강사파견, 프로그램 및 교재개발 등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지원사업들을 펼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문의=02-598-1668)


김형래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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