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우선 멈춘다” “둘째, 왼쪽·오른쪽 차를 본다” “셋째, 횡단보도 오른쪽에서 운전자를 보며 손을 든다” “넷째, 차량의 멈춤을 꼭 확인한다” “다섯째, 도로를 건너는 동안 차를 계속 보면서 천천히 건넌다”
200여명의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강당을 가득 메웠다. 학부모들이 교통안전 명예교사인 한옥자씨의 지도 아래 어린이 교통사고 중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무단횡단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한 도로횡단 5원칙’을 배우고 있는 것.
지난달 27일 여의도 한국화재보험협회 대강당에서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송자, 최병렬, 김춘강, 김의숙·이하 안실련), 삼성교통안전연구소가 주최하는 ‘학부모 교통안전 명예교사 안전교육 연수’가 열렸다.
학부모 연수는 안실련에서 97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 121개 지역에서 매년 1만여명의 학부모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또 교통안전 교육을 받은 것에서 그치지 않고, 원하는 학부모는 연수가 끝나면 시험을 거쳐 명예교사로서 초등교를 비롯, 유치원 등을 순회하며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을 담당하는 일원이 된다. 안실련을 통해 현재 3000명의 학부모가 명예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의 ‘OECD 국가들의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 비교’에 따르면 우리나라 14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은 어린이 인구 10만명당 4.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2.7명의 평균 두 배, 네덜란드나 스웨덴에 비하면 4배 이상 높아 국제적으로도 심각한 상태.
이처럼 심각한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 수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사회, 학교, 학부모, 어린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의 가능성이나 위험에 대한 심각성을 크게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영미 안실련 서울어머니안전지도자회장은 “아이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면서 “사고유형중 무단횡단, 횡단보도 사고가 가장 많아 이 부분의 교육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이들에게 체계적인 교통안전 교육이 꼭 필요하지만 학교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이 교육을 받아 일차적으로는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내 아이를 교육시키고, 나아가서는 명예교사로 활동하며 다른 학생들의 교육도 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금은 재량활동 시간에 요청하는 학교에 한해 교통안전 수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안전교육을 의무시간으로 전환해 교육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수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10가지 사고 유형과 예방법, 안전한 도로횡단 5원칙, 보행자 및 운전자의 주의점 어린이 교통안전지도법, 등 실제적인 교육으로 이루어져 학부모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초등 2학년, 5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 홍경숙(40)씨는 “교통안전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5년간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했는데, 연수에서 구체적인 사례와 이에 따른 지도법을 배우니 교통사고를 바라보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교육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