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鎭晟교장, 유인종교육감에 직격탄

2000.03.13 00:00:00

"차기선거만 생각하나"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지역사회위원 등으로 진출하기 위해 뛰고 있는데 이것이 말이 됩니까. 중립을 지켜야 할 직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선거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김진성교장(서울구정고)은 차기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설 후보자들이 '자기쪽 사람'의 학운위원 진출을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면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난주 본지 보도와 관련, "유인종교육감은 직원들을 단속하고 공명선거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장은 7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역과 학연, 초등이냐 중등이냐를 따지는 현실이 슬프다"며 "특정인이 교육감이 되면 누구는 교육장을 가니 누구는 본청으로 들어가니 하는데 언제부터 우리 교육계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김교장은 또 "누가 어떠한 교육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느냐가 기준이 아니고 누구는 어느 지역 출신이고 누구는 돈이 많으니까 유리하겠다는 식의 계산법이 나오고 있다"며 "교육계마저 지역주의·파벌주의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나라의 장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김교장은 특히 "현직 교육감이 학운위원을 만나고 학교를 방문하는 것은 교육감 본연의 업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비난할 수 없지만 이것은 일종의 선거운동"이라며 "교육감이 눈치 안보고 소임을 다하게 하려면 단임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교장은 이날 "국회의원·시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은 결혼식 주례를 설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같은 선출직인 교육감은 매주 현직 교장 자제 등의 주례를 보고 있다"며 "이것도 명백한 선거운동이며 표가 될 만한 곳은 모두 찾아 다닌다는 비난을 받을만 하다"고 유교육감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

김교장은 서울중등교장협의회장과 한국교육정책연구회장을 맡고 있으며 각종 현안에 명쾌한 논리를 전개, '교육계 논객'으로 불린다. 한편 김교장은 차기교육감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교육감이 '운동'만해서 되면 안된다"고 말해 여지를 두었다.
이낙진 leenj@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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