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집단사고(1)

2005.11.07 09:10:00

응집력 있는 집단이 만장일치 추구할 때 발생
월남전 확대, 워터게이트사건은 집단사고의 예


우리 사회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집단에 맡깁니다. 회사에서의 중요한 결정은 한 사람의 책상 위에서보다는 최고경영진들의 회의석상에서 이루어집니다. 정부에서의 주요 정책결정 또한 각료들이나 위원회의 회의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이렇듯 많은 결정이 집단에 회부되는 것은 개인이 혼자 결정하는 것보다 집단이 결정하면 집단성원들은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모두 동원할 것이며, 따라서 더 나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집단이 개인보다 효과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넓은 마당을 쓸어야 하는 일이라면 여러 사람이 구역을 결정하여 분담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을 끝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단이 개인으로 행동할 때보다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는 경우 가장 똑똑한 한 사람의 해답이 집단의 해답이 됩니다. 나머지 성원들은 들러리에 불과합니다. 계주경기나 등산을 할 때에는 가장 느린 사람의 결과가 승부를 좌우합니다.


 요약하면 집단의 효율성이라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어떤 것이며, 집단성원들의 자질이 어떠하며, 집단성원들의 상호작용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이 적절치 못하면 회의를 아무리 오래 하더라도 결과가 흡족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더욱 무서운 것은 집단의 응집성이 강할 때 나타나는 집단사고입니다. 다음은 대표적인 집단사고의 사례(피그만 침공작전)입니다.

1961년 4월 17일, 새벽의 어둠 속에서 8척의 상륙정이 쿠바 남부의 한 해안(피그만)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상륙정에 탄 1400명은 카스트로에 반대하는 쿠바 난민들로서, 미국의 후원하에 무장봉기를 통해 새로운 정부를 세우려고 하고 있었다. 이들의 수는 적지만 피그만에 교두보를 확보, 방어하면 미공군이 공습하여 쿠바군을 무력화시키고, 이것이 쿠바 대중의 전면봉기를 유도하여 카스트로의 군대는 망명군으로 도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불행히도 거의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해안접근중 상륙정이 좌초했으며, 침공사실은 카스트로에게 즉시 연락되었다. 또 미공군의 공격은 이미 날이 새어 취소되었다. 도리어 카스트로의 공군이 상륙군을 벌집쑤시듯 공격했다. 결국 1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죽거나 체포되었고, 미국은 몸값으로 5000만달러의 식량과 의약품을 지불해야 했다.

집단사고(group think)란 응집력 있는 집단의 사람들이 만장일치를 얻고자 하여 여러 대안적인 행동방안을 현실적으로 평가하려는 것을 억누를 때 나타나는 사고방식입니다. 그 결과 조직이나 집단에 엄청난 손해를 가져오는 수가 많습니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사지 않으려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결정하거나, 위생상 판매해서는 안 되는 제품을 팔겠다는 결정도 나옵니다. 실제로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참사에서도 아랫사람들은 사전에 붕괴위험에 대한 보고를 했음에도 윗선의 회의에서는 엉뚱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집단사고의 사례들도 많습니다. 미국이 일본의 진주만 기습에 대비하지 못한 것, 월남전의 확대, 워터게이트 사건, 우주선 챌린저호의 폭발사고 등은 모두 집단사고에 의해 내려진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면 왜 이러한 집단사고가 나타나게 될까요? 이러한 집단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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